반도체의 핵심 소재 중의 하나인 실리콘 단결정을 인공적으로 키우는 기술이 해결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보사회의 밑바탕이 된 트랜지스터는 벨연구소의 쇼크레이 박사가 생각했던 것. 트랜지스터이론은 산업계에 커다란 반응을 불러 일으켰지만 반도체 물질의 순도를 높이는 새로운 정련법이 없었다면 그의 이론도 꽃을 피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크레이 박사에 의해 벨연구소로 스카웃되어 온 고든 틸 박사는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자가 결정 내부를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기 위해서는 미세한 결정의 집합체인 다결정이 아니라 전체가 단일의 결정이 아니면 안된다」는 전제 아래 접합 트렌지스터의 최초인 성상형 트랜지스터의 개발에 성공, 오늘의 반도체 탄생에 산파역을 해냈다.
대부분의 금속, 세라믹 소재는 그 제조 과정에서 소수의 입자가 급격히 성장하는 비정상입성장(abnormal grain growth) 현상이 일어나는데, 아직까지 이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원하는 물성의 소재를 개발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비정상입성장 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나 이를 유용하게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료미세조직연구단은 재료 미세조직의 비정상입성장 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정상입성장 제어기술을 확보하여 단결정 육성 등 신소재 개발에 실제적으로 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비정상입성장현상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 이루어진다면 소재연구 및 개발 분야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 오는 것은 물론 이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따라 소재 혁신을 선도하는 신산업 창출 기반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단장인 김도연 교수(서울대 재료공학부)는 『비정상입성장 현상을 단결정 육성에 적용할 수 있을 경우 망간-아연 페라이트 등 귀중한 소재를 빠른 시간 내에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공정개발이 가능할 뿐 아니라, Pb계 압전소자 단결정과 같은 새로운 특성의 신소재 개발도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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