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대형 컴퓨터업계에 위기의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위기의식의 확산배경에는 연초부터 침체조짐을 보인 국내경제가 연말들어 대기업의 잇따른 도산여파로 급속히 악화됨에 따라 재벌그룹마저 올초 수립해 놓은 전산투자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거나 축소할 움직임을 나타내면서 중대형 컴퓨터업체중 상당수가 매출부진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말 투자집행을 계획했던 정부 및 공공기업들이 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산관련 투자집행을 내년으로 미루거나 아예 계획 자체를 철회하고 있어 중대형 컴퓨터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실정이다.
또 중대형 컴퓨터의 주요 수요처인 금융권과 재벌기업들은 내년 국내경제가 더욱 곤경에 처할 것으로 보고 불요불급한 전산투자를 가급적 축소한다는 계획을 연일 발표함에 따라 중대형 컴퓨터업체의 체감 위기의식은 한층더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갈수록 늘어나는 환차손은 가뜩이나 어려운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의 목을 바짝 죄고 있다. 전반적인 전산수요 축소에 따른 매출부진은 그런대로 감수할 수 있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정도의 매출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지만 환차손의 경우 거의 속수무책이라는 것.
연초 8백50원대에서 출발한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최근들어 1천1백원선으로 곤두박질치자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거의 넋을 잃은 모양이다.
달러당 원화의 가치가 9백원선에 달할 때까지도 이들 업체는 내부적인 경영합리화 및 이윤축소로 버틸 수 있었으나 1천1백원을 넘고 있는 최근 원화하락 추세는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대형 컴퓨터 대기업의 경우 환차손 규모가 1백억원대를 넘어서고 중대형 컴퓨터 중소업체들도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이대로 원화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대부분의 업체가 제품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의 대부분을 환차손에 쓸어넣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스템 공급 및 대금지급 기일이 몰리는 요즘의 원화절하 추세는 중대형 컴퓨터업체와 대리점들이 내부적으로 환차손을 흡수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는 것.
사정이 이처럼 절박해지자 국내 진출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본사측에 환차손 보전책을 요청하고 있으나 신통한 답을 듣지 못하는 형편이다.
또 대리점업체들은 국내진출 외국계업체에 제품 할인폭을 확대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미덥지 못한 답변만 듣는다는 게 대리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멘스정보통신, 한국후지쯔 등 본사가 유럽, 일본에 있는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최근들어 결제통화를 달러에서 마르크화, 엔화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가 하면 한국HP의 경우에는 국내 모은행에 환율보험을 들었다. 향후 3개월후 변동될 환율을 미리 약정하고 환율이 그 이상 오르면 은행측이 차액을 보전해주는 일종의 「헤지(Hedge)기법」이다.
한국IBM 등 고정 환율제를 적용하고 있는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그동안 환차손을 경영합리화를 통해 흡수했으나 이제는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제품단가 인상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유니시스, 한국디지탈, 한국실리콘그래픽스 등 변동환율제를 적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환차손 규모가 적으나 최근의 환율 움직임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본사와의 환율조정 기간을 대폭 단축하거나 거래 건별로 환율을 적용하는 리얼타임 환율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희영 기자>
SW 많이 본 뉴스
-
1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ISMP 사업, 삼성SDS 컨소시엄 수주
-
2
라히리 오라클 부사장 “오라클, 기업 AI 워크로드 지원에 있어 독보적”
-
3
오픈AI, GPT-5부터 일반·추론 통합한 AI 모델 제공
-
4
“한 번 당하고도 또”…개인정보 유출 '해피포인트 운영사'에 과징금 14억
-
5
삼성SDS 컨소,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ISMP 수주…본사업 경쟁 귀추 주목
-
6
베스핀글로벌, AI 데이터 혁신 세미나 개최
-
7
인성정보, 사상 첫 내부 출신 조승필 대표이사 선임
-
8
경기도, '인공지능 5개년 종합계획' 수립 착수
-
9
자체 모델·오픈소스·MS 협력…KT, AI 3트랙 전략 가동
-
10
서울시, 시민메일 도용한 공무원 사칭 해킹 메일 주의보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