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PC시장의 두 거인인 도시바와 NEC가 각각 미국및 일본 홈PC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시바의 경우 미국 홈PC시장 진출 1년여만에 이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고 15년동안의 독자규격노선에서 탈피,지난달 업계 표준규격의 홈PC를 내놓았던 NEC도 판매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출시 한달만에 이의 가격을 30%나 인하하며 수요진작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각각 노트북시장과 데스크톱PC의 맹주임을 자임해 왔던 두 업체로서는 자존심 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9월 홈PC 「인피니아」로 미국 가정용시장에 화려하게 진출했던 도시바는 최근 저가제품이 홈PC시장을 크게 잠식해 감에 따라 시장상황이 어렵다고 판단,「인피니아」판매를 내년중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인피니아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신제품은 더이상 출하하지 않을 방침이다.
도시바의 「인피니아」는 멀티미디어기능을 갖춘 하이엔드제품으로 2천달러이상의 고가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1천달러미만의 저가제품이 홈PC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점유율을 급속히 잠식해 오자 인피니아를 비롯한 고가제품들의 입지는 줄어들수 밖에 없게 됐다.그동안 고가정책을 고수하던 IBM까지도 이의 실패를 인정하고 서둘러 1천달러미만 저가 홈PC시장에 뛰어든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와 관련,도시바의 마케팅담당 마이크 스틴슨 수석이사는 『미국 가정용PC시장은 엄청난 가격하락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이 시장의 70%정도가 1천4백달러미만제품이고 30%가 1천달러미만 저가제품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자사 「인피니아」를 그처럼 저가제품 대열에 포함시킬 수는 없지 않냐는 입장을 밝혀 패배를 인정했다.
한편 NEC도 업계 표준규격에 기반한 「PC98 NX」시리즈를 출하했지만 판매가 예상외로 부진을 보이자 결국 출시 한달만에 가격인하라는 카드를 택했다.이에 따라 2백MHz MMX펜티엄과 3.2GB 하드디스크등을 갖춘 「밸류스타 NX」의 가격은 2천3백50달러에서 1천6백40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년동안 독자규격의 제품으로 일본 PC시장 1위를 지켜온 NEC는 업계 표준규격을 앞세운 경쟁업체들이 거세게 추격해 오자 결국 지난달 PC98이라는 표준제품으로 수성의지를 보였다.그러나 일본PC시장의 침체에다 업체들간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NEC의 「PC98 NX」는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게다가 경쟁업체인 후지쯔가 공격적인 가격정책으로 자사 영역을 크게 위협하게 되자 NEC는 할 수없이 가격인하로 돌파구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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