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통신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통신의 세계는 지금 큰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통신과 무관했던 산업계, 교육계에도 디지털 혁명 혹은 정보통신 혁명이란 말이 적용되는 추세다. 나라별로보면 미국의 정보슈퍼하이웨이 구상, 한국의 초고속 정보통신망에 대한 실천계획 그리고 일본의 신사회자본, 멀티미디어 구상, 정기통신심의회 답신 등 정책적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세계 정보통신 시장은 국경과 업종을 초월한 전면경쟁의 시대를 맞고 있다. 컴퓨터 및 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새로운 정보통신 요구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시장환경이 변모하고 있다. 컴퓨터, 디지털기술, 광섬유, 무선기술 등에서의 혁신은 정보의 생산, 가공, 유통 체계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터넷 이용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등 생활, 문화, 산업, 경제, 환경 등의 각 분야에서 새로운 정보통신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컴퓨터 통신은 지난 69년 미국의 ARPANET에서 시작되었다. 국방성은 분산형 동작 연구를 시작했고 그 중심이 된 고등연구 프로젝트가 ARPANET 이다. 이후 78년 미국방성은 통신용 프로토콜로서 TCP/I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Internet Protocol)를 개발하여 ARPANET에 적용하였다. 84년에는 ARPANET이 군용과 민간용으로 분리되면서 본격적인 인터넷이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86년에는 국립과학재단의 네트워크 NSFNET(National Science Foundation Network) 운용이 개시돼 ARPANET과 상호접속함에 따라 미국 전지역의 네트워크화가 가능해졌다. 90년대에 접어 들면서 연구정보네트워크의 중심이 ARPANET에서 NSFNET로 이전됐으며 그 후 네트워크 활용은 비약적으로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 컴퓨터 네트워크의 이용은 전자메일, 뉴스그룹, 파일전송, 정보 검색 등의 기능을 통한 정보의 공유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94년 4월에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계획」을 작성하고 애플리케이션 기술 개발을 포함, 44조7천7백77억원을 투입해서 음성, 테이터,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초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는 초고속통신망을 2015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이 초고속 네트워크의 구축은 초고속정보통신국가망, 초고속정보통신공중망 및 응용서비스, 중핵기술 개발 등 3가지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사업추진에 따라 국내 정보화수준도 높아졌다. 최근들어 PC 보급대수가 7백만대를 돌파하고 컴퓨터통신, 인터넷이 활성화됨에 따라 정보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같은 정보화 열기에 비해 지금까지의 정보통신정책은 망구축에 치우쳐 네트워크의 규모는 확대되었으나 DB 제작량, SW 개발수준 등 정보 이용능력은 매우 낮은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PC와 통신의 연결을 통한 멀티미디어 이용환경의 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으며 국민 개개인이 직접 정보통신을 활용, 스스로 활동과 기능을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회, 문화적 분위기 조성 역시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그간 국내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 확보의 걸림돌 역할을 해왔던 난제들을 극복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선진국과 비교해 수준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통신사업자들의 기술력을 향상시켜야한다. 이는 통신기술 개발체계가 제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데 통신서비스 사업의 기술력은 통신망 장비, 소프트웨어등 제조업체의 기술력과 비례관계에 있으나 제조 업체를 정부가 보호함으로써 기술개발에 대한 자극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일반적으로 통신수요가 클수록 수요자의 취향이 까다로울수록 수요가 차별화할수록 그 나라의 통신기술은 발전할 수 있으나 사업영역의 강제구분으로 고부가 서비스의 발전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시급히 풀어야할 문제이다. 이같은 문제들의 해결방안 없이는 선진국 및 선진 통신사업자의 시장개방 압력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현 상항에서 외국사업자의 국내시장 진입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초고속통신시대를 열릴 21세기에는 모든 생황이 크게 변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교육,의료,근무체계 등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21세기 교육에서 교사의 역활은 현재와 너무나 다를 것이다. 현재 교사는 지식의 저장창고라고 자리 매김되어 있으나, 21세기 교육에서는 지식 데이터베이스의 액세스를 보조하는 네트워크 조정자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똑같은 교재를 사용하고 똑같은 진도로, 학급의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수준의 교육을 할 필요없이 아이들 개개인의 수준과 흥미에 맞게 온세계의 온갖 지식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적절한 교재를 골라내어 학습시킬 것이다.
의료체계에서는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뢴트켄 사진 등의 영상을 멀리 떨어진 대학병원 전문가에게 보여 그 지시를 받아들임으로써, 환자 스스로가 먼 곳에 있는 병원에 갈 필요가 없어지고 X-Ray 사진의 촬영횟수도 줄일 수 있는 통신진료(Telemedicine)가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와 홈쇼핑 등은 초고속 정보통신시대가 가져다준 가장 큰 선물로 꼽힌다. 회사원이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있는 곳에 업무를 가져오는 형태를 흔히 재택근무라고 한다. 재택근무는 배기가스에 의한 공기오염 감소, 공평한 고용 확보뿐 아니라 이동에 따른 인적물적 경비를 절감효과가 뛰어나 21세기에는 일반적인 근무형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홈쇼핑은 전자상거래망의 발전으로 인터넷에 접속된 컴퓨터로 각종 상거래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즉 멀티미디어 기술을 이용해서 상품을 설명하고 판매점과 소비자가 네트워크로 거래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자택에서 아마추어 무선용 무전기를 자작하고 있는 사람이 조립 도중 부족한 부품을 알아냈을 때, 곧바로 차를 몰고 시내의 부품상가로 가서 그것을 사오는 것이 아니라 전자상거래 망에 액세스해서 필요한 부품의 카달로그와 사양을 입력한 후 어떤 형태이고 어떤 색인지 동영상이나 정지영상 으로도 확인할 수 있고, 가상현실이 좀 더 손쉽게 이용될 수 있게 되면 그 상품을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아본 후 주문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네트워크가 상거래에 쓰이게 되면 신용카드의 데이터나 개인의 은행구좌 데이터 등이 네 트워크 상에 흘러 다니게 되므로, 이에 따른 인터넷의 보안기능의 강화가 검토되고 있다. 현재의 전자상거래망은 인터넷에 접속된 컴퓨터 사용자만 액세스할 수 있어서 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초고속망에서는 케이블TV, 전화망, 인터넷 등이 모두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에 액세스하는 접속점으로 등장해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회선을 사용하여 인터넷에 액세스해서 컴퓨터 사이에 파일을 전송한다거나 전화선을 사용하여 비디오 데이터를 전송한다는 네트워크 상호이용은 이미 실용화되고 있다.
이같은 초고속 정보통신을 실용화시킬 기술로 ATM 프로토콜기술을 주축으로 광대역성 멀티미디어를 경제적으로 제공하는 B-ISDN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ATM은 짧고 고정된 단위(Cell)로 정보를 전송함으로서 데이터지연을 방지하고 음성, 비디오 및 데이터의 혼합 전송에 적합하다. 고해상도의 TV(HDTV)의 출현, 병렬 처리기술의 발전, 음성 데이터 및 비디오 정보를 단일 네트워크를 통합하여 전송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 출현은 ATM과 같은 고속 전송 프로토콜의 필요성을 자극하였고 혼합된 정보 전송에서 각정보의 요구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 트래픽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ATM의 주요 특징은 보내고자 하는 실제 데이터를 48바이트 크기로 쪼갠 다음 여기에 전송과 관련된 정보데이터 5바이트를 붙인 총 53바이트를 셀(Cell)단위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ATM은 연결지향적인 네트워크로 가상회로를 먼저 설정해 통신하며 네트워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셀을 다중화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ATM기술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며 이를 암호화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비록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더라도 ATM 본래의 목적인 네트워크의 고속화, 단일화의 목적에 부합하는 보안 기법도 구상돼야 한다.
정보가 단일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된다는 의미 속에는 특성이 다른 각각의 데이터가 서로 방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전송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네트워크 자원의 한정으로 이것은 상당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ATM은 네트워크 상의 데이터 충돌을 방지함으로써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네트워크다.
국내에서는 경기의 혼미가 계속, 그 타개책의 하나로서 정보 인프라의 정비를 주창하는 소리가 많아졌다. 그러나 초고속망 구축 사업을 장기적 시각으로 보고 사회, 산업구조의 변혁이나 과학기술의 진보에 공헌하려고 하고 있는 것에 주목 할 필요가 있으며, 단순히 일시적인 붐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는 확실히 고속화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 최근에 와서 멀티미디어 통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컴퓨터 통신이 시작되고 영상 등과 씨름하게 됨에 따라 멀티미디어가 지향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광대역 가입자계 시스템에 대표될 수 있는 영상에서 출발해 멀티미디어 통신으로 향하고 있다. 이는 일본도 미국과 같은 처지에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의 과제는 네트워크를 만들기보다는 네트워크를 어떻게 사용해 나가느냐에 따라 사용자의 입장에 선 이용방법의 개척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응용기술의 개발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분야에 있어서 미, 일의 격차는 현저하다. 일본을 주의깊게 분석한 전문가들은 5년, 사람에 따라서는 10년 또는 그 이상 뒤떨어졌다고 말하고 있으며 이후 이를 어떻게 만회해 나갈수 있을 지가 큰 과제이다.
현재 네트워크는 통신 전체를 포함해서 크게 움직이고 있다. 이 움직임에 대처해서 추종하지 않게 되면, 매우 위험한 시대에 직면하게 될 지도 모른다.
<최 무 영 사장 약력>
△1982년 2월 경희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1984년 2월 경희대학원 디지탈통신 석사
△1995년 6월 미국 클리브랜드 주립대 「B-ISDN/ATM」논문 박사학위 심사 1차통과 현재 2차 심사중
△1983년 10월 -- 1989년 7월 삼성전자 기흥 통신종합합연구소 연구2실 수행 프로젝트1: 정보교환기 개발, 수행프로젝트2: 소형 데이타 교환기 개발, 수행프로젝트3: ISDN Phone , Adapter 개발,
△현재: 미국 Acho Technology사 사장 겸 한국법인 아코테크(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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