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업계 가격하락 몸살 (하);대책

이제 부품가격 하락은 세트업체가 핑계대며 앓는 소리만 할 게 아니라 자체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할 문제가 됐다.

그동안 국내 부품업체들은 국내의 세트업체를 모회사로 삼아 생산량의 대부분을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등 세트업체의 보호 하에 자란 「온실 속의 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콘덴서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 세트업체가 최근 미국 컴퓨터업체와 모니터 수출계약을 위해 모니터의 생산원가 분석을 해봤더니 국내 부품업체들의 부품가격이 대만 등 해외 부품업체들의 제품에 비해 평균 10% 이상 높게 나타나 국내 부품업체들의 대외경쟁력 확보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며 『이제 국내 부품업체들도 가만히 앉아서 세트업체들의 부품가격 인하요구만 탓할 게 아니라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자세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각 생산품목의 특성에 맞는 자동화라인의 도입으로 부품업체 자체적인 원가절감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부품업계의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대만업체들처럼 한가지 부품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중소 부품전문업체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M社의 K본부장은 『일례로 대만에서는 회사설립시 관리, 총무, 영업, 생산 등 각 부서의 인력을 모두 채용하는 국내업체들과는 달리 부서 등이 따로 없이 몇가지 전문제품 생산에만 주력하고 있고 영업활동을 따로 하지 않아도 업계의 조직체계를 통해 공급처와 자연스럽게 연결돼 주문에 따라 공급만 해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간접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족단위의 중소기업이 발달돼 있다』고 지적하고 『국내에서도 대만의 이같은 전문 중소기업 활성화는 배울 만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세트업체들의 활발한 해외로의 생산이전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국내시장에 연연해하기보다는 세트업계의 세계화전략에 대응해 눈을 과감하게 해외시장으로 돌림으로써 국내 세트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직수출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는 것도 업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부품업체들이 세트업체를 따라 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추세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콘덴서업계의 D사 K사장은 『부품업체들의 무분별한 해외진출은 우선 자제돼야 하고 꼭 해외로 나가야 할 경우에는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의 시장성과 현지 특성을 여러차례에 걸쳐 충분히 파악한 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가전용 시장에서 탈피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용 부품시장의 개척을 꼽을 수 있다. 통신용 부품은 최근 들어 시장 및 경쟁력의 한계에 봉착한 이른바 한계업종에 속한 상당수 중소 부품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첨단 전자산업으로의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사업화를 꾀하는 등 업계의 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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