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환율절상에 98년 사업계획수립 난항

환율절상의 가파른 파고가 부품업체에도 밀려오고 있다. 환율이 1천원대를 돌파하면서 당장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마저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삼성전기, 대우전자부품 등 종합부품업체를 비롯한 삼영전기, 삼화전자 등 일반부품업체들은 수정을 거듭하면서 내년도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품업체의 기획담당자는 『내년도 환율이 어느선까지 오를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면서 『환율인상만큼 바이어들의 가격인하 압력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오히려 사업계획에 이 부분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사업계획 확정이 어렵다』고 말한다.

삼성전기는 내년도 매출계획을 올해보다 20% 가량 증가한 2조원으로 잡고 사업계획을 수립했으나 최근 원화환율의 급작스러운 상승에 따라 사업계획의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달말 안으로 최종적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특히 이 회사는 달러결재율이 78%에 이르고 있어 사업계획의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환율변동으로 인한 외국바이어들의 가격인하 압력이 거세질 것에 대비, 오히려 매출증가를 시키기보다는 가격탄력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부품은 최근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환율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예 환율을 9백4원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잠정 확정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최근 환율이 1천원대를 돌파하자 예측치와 1백원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어 내부적으로 사업계획의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견 콘덴서업체인 삼영전자는 환율변동을 9백70원으로 보고 올해보다 15% 증가한 1천9백억원으로 잡는 등 매출계획을 잠정수립해 놓았으나 최근 환율이 1천원대를 돌파하자 환율변동분을 사업계획에 반영시키기로 했다.

코어업체인 삼화전자는 환율을 9백원대로 보고 사업계획을 수립했으나 최근 1천원대로 치솟고 있어 사업계획 수정작업에 돌입했으며 수출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부품업체들도 환율이 어느선까지 오를지 예측할 수 없어 내년도 사업계획을 제대로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환율변동이 너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를 사업계획에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어 사업계획의 확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보다도 환율변동에 따른 이익이 별로 없기 때문에 중소업체 입장에선 무엇보다도 환율이 안정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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