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업체 제안실은 "보안이 생명"

시스템통합(SI)업계에게 「제안서」는 얼굴이다.

SI업체들이 일반기업은 물론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대형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수주활동을 펼 때 가장 먼저 내놓는 것이 바로 이 제안서다. 이 제안서에는 해당 업체의 컨설팅에서부터 시스템 구축완료에 이르는 모든 마스터플랜을 세밀하게 담고 있다. 따라서 고객들의 수주업체 결정에 이 제안서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SI업체의 얼굴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각사별로 운영중인 「제안실」의 보안은 철저하다. 게다가 安家를 연상케할 만큼 은밀히 운영된다. 「어떤 프로젝트를 몇몇의 인원이 언제부터 어떵게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려져도 경쟁사에서는 대충의 상황을 짐작하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할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SI프로젝트의 경우 기본 개념과 구축방법론에서 타경쟁사와 얼마나 차별화된 신기술과 이론이 적용됐느냐가 수주업체 선정을 위한 기술평가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이같은 내용을 구성하는 제안실의 보안은 이중잠금장치는 보통이고 각종 ID식별장치는 물론 상시변경이 가능한 비밀번호 입력장치 등 첨단 보안장치가 수두룩하다.

삼성SDS와 LGEDS시스템은 사내에 태스크포스팀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한 별도의 제안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정보기술은 아예 서울에서 떨어진 용인연구소에 프로젝트실을 애용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최근 자사 제안실에 ID식별장치에서부터 비밀번호 잠금장치등 서너차례의 보안장치 등을 통과해야 출입할수 있는 철통의 보안장치를 보강했다.

제안실의 이같은 보안 우선주의로 인해 막상 해당 직원들이 겪어야하는 불편도 많많치 않다. 야근 중 안에 같혀 있었거나 저녁식사 후 잠금장치의 비밀번호가 변경돼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경험은 SI업체 프로젝트팀 직원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 있는 체험 중의 하나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업계 특성상 이같은 철저한 보안이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러나 보안을 이유로 대다수 SI업체들이 과거 수주에 활용했던 데이타베이스를 재활용하지 않는 것은 시간 및 인력 소요면에서 뿐 아니라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SI업계의 모토에도 부합되지 않는 아이러니컬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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