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서버시장.. 양대 진영 입씨름 지상중계

중앙집중식 對 분산개방형

메인프레임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중식 전산시스템이 효율적이냐 아니면 유닉스 서버를 주축으로 한 클라이언트 서버 방식의 전산시스템이 효율적이냐 하는 논쟁은 전산분야에서 해묵은 주제이다. 인터넷, 인트라넷 등 새로운 정보기술(IT) 환경이 확산되면서 이같은 해묵은 주제가 최근들어 전세계 산업계에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에 국내 중대형 컴퓨터시장에서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한국IBM과 한국HP의 제품마케팅 팀장으로부터 각자의 입장을 들어봤다.

<김재준 한국IBM 대형시스템사업부 이사 >

불과 10여년 전 유닉스 등 중소형 서버에 의한 다운사이징과 클라이언트 서버 컴퓨팅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진 것으로 인식되었고, 90년대 중반까지 중생대의 공룡처럼 이 땅에서 메인프레임 혹은 호스트라는 대형 시스템은 그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단언을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지난 3년간 메인프레임을 대표하는 「IBM S/390」은 국내 전산환경에서 설치용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으며, 전세계적으로도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고 이젠 아무도 대형 시스템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클라이언트 서버 컴퓨팅이 발전하는 사이에 대형시스템 세계도 나름대로 도약을 이뤘다. 메인프레임 업체들은 전산부서가 과거처럼 데이터에 대한 독점을 갖지 못한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새로운 고객의 수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형 시스템을 사용해온 고객들은 데이터의 생성과 조립에 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생성, 유지 및 분배한 경험과 기술을 온전히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

또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메인프레임 업체들은 보다 값싼 기술을 대형 시스템에 적용하면서도 처리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했다. 특히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기술의 발전은 빠르고 값싼 프로세싱 엔진의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많은 전산업계의 컨설턴트들은 시스템의 전체적 전산비용으로 보면 대형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메인프레임에서 또 다른 변화는 유닉스와 윈도NT까지 수용한 개방형 시스템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개방 시스템의 정의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기준은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모든 플랫폼에서 수행되도록 하고 △모든 컴퓨터가 함께 일하도록 하며 △어떤 업체에서나 구매가능한 기술을 만드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형 시스템에서만 구현됐던 많은 기능들을 중형 혹은 워크그룹형태의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IBM 대형시스템용 제품 가운데 가장 먼저 적용시스템의 범위를 넓힌 제품은 「DB2」이다. DB2는 유닉스, OS/2 그리고 윈도 등 거의 모든 운용체계 환경으로 범위가 확대된 제품이다. DB2는 IBM 대형시스템의 기본적인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이며, 이제 개방시스템의 DBMS로서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대형시스템의 온라인 트랜잭션 시스템인 CICS도 유닉스, OS/2와 윈도 NT까지 포팅되었다.

최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인트라넷에서도 많은 기업의 정보 관리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아키텍처를 지원할 수 있는 서버의 규모와 네트워크의 용량을 어떻게 산정하고, 계속 새로운 기능과 상호작용의 빈도가 커감에 따라 늘어나는 사용자에 맞게 어떻게 시스템을 확장시켜야 하는 가이다.

그런데 유닉스, 윈도NT, 네트웨어에 기초한 작은 인터넷 서버들은 엔터프라이즈의 많은 데이터를 액세스하는 수천 명의 사용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대형 서버가 그 해답이 되는 것이다.

대형 서버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네트워크 컴퓨팅 환경의 확산이라 할 수 있다. 네트워크 컴퓨팅은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라는 새로운 영업방식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에 필요한 표준도 확립되어 시험을 하고 있다. 이미 시험을 끝내고 상용화를 시도한 경우도 있다.

이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은 기업내부에 존재했던 트랜잭션과 인포메이션 시스템을 외부로 확장할 뿐아니라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던 두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메인프레임은 특히 탁월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대형 서버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컴퓨팅은 중앙관리에 의한 서버의 통합을 추구하여 하나의 시스템에서 모든 서버의 역할을 수행하며 기존의 애플리케이션과 네트워크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을 시스템 내부의 게이트웨이 혹은 웹 인터페이스를 통해 연결한다. 또한 전자상거래에 필수적인 트랜잭션 애플리케이션을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활용함으로써 쉽게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네트워크 컴퓨팅환경의 확산과 함께 요구되는 서버의 확장성, 신뢰성 및 보안성 등은 대형서버가 전통적으로 지니고 발전시켜온 특징들이며, 대형서버가 앞으로도 꾸준히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술적인 바탕이 될 것이다.

<정경원 한국HP EAO 부장>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개방형시스템, 다운사이징, 분산처리, 클라이언트 서버 등 새로운 컴퓨팅 개념이 확산되면서 대형 메인프레임 중심의 전산환경이 대폭적으로 또는 점진적으로 유닉스 서버와 PC기반의 전산환경으로 변화되어 왔다.

지난 3년간 유닉스 서버를 중심으로한 중형컴퓨터 세계시장은 매년 15% 정도씩 성장한 데 비해 메인프레임 시장은 시장위축과 가격하락으로 대수면에서는 3.1%, 금액면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것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최근 대규모 전산센터 관리자들 사이에서 전산통합, 재집중이란 주제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메인프레임의 부활을 언급하고 있다. 이같은 논의는 전산시스템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개방형 시스템은 어느 특정업체의 폐쇄적인 기술에 기반한 독점적인 시스템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기술이 개방되고 공유되며 상호연결과 이식이 자유롭고 확장성이 뛰어난 시스템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미래의 기술도 수용할 수 있는 포용성도 갖고 있다는 점을 담고 있다. 메인프레임은 이같은 측면에서 유닉스 서버에 크게 뒤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관심을 두어야할 대목은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와의 경쟁이 아니라 오히려 유닉스 서버와 윈도 NT서버간 경쟁이라 할 수 있다. 일부에서 메인프레임 회귀론이 대두되고 있는 데는 다운사이징, 분산처리 개념과 개방형 클라이언트 서버개념을 혼동하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다운사이징, 분산처리 개념은 집중화된 대규모 단일서버를 사용하는 것보다 작고 세분화된 다수의 서버를 지역적으로 분산운용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여기에는 대규모 전산센터에 집중되어 있는 전산자원을 협업조직 및 지역적으로 분산이관함으로써 의사결정권도 이양하고자 하는 목적도 담고 있다. 최근 다국적 기업들은 전세계에 산재되어 있는 전산센터를 서너곳으로 집중하고 있다.그러나 이들 업체는 메인프레임 중심으로 다시 전산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개방형 클라이언트 방식으로 전산시스템으로 통합,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데이터웨어하우징,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등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요구하는 분야가 속속 출현하면서 기존 유닉스 서버로는 이들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메인프레임업체들은 이러한 점을 강조하면서 데이터웨어하우징과 ERP시장을 파고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최근 유닉스 서버의 대형화 추세를 간과한 데서 비롯된 단견이다. 메인프레임업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성능수치인 MIPS(초당 백만명령어 처리)와 유닉스 서버의 성능 수치인 TPM(분당 트랜잭션 처리)-C를 상호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유닉스 서버가 성능 및 확장성에서 메인프레임을 추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대형 유닉스 서버의 성능은 4만 TPM-C를 넘고 있으며 오는 99년에는 10만 TPM-C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따라서 전산통합, 재집중화는 그동안 다수의 중형 유닉스 서버로 가동되던 업무를 하나의 초대형 유닉스 서버를 통해 통합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고 본다.

외국 전문가들은 전세계 유닉스 서버시장에서 대형 유닉스 서버의 비중은지난해 25%에서 올해 30∼40%에 이르고 내년에는 절반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다 메인프레임에 비해 신뢰성과 보안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유닉스 서버에서도 최근들어 이 분야 기술 발전으로 크게 보완,향상됐다. 특히 여러 대의 유닉스 서버가 다중으로 연결되어 상호 백업 운영되는 다중시스템의 내고장성 기술은 메인프레임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으며 보안성 분야에서도 상당수 업체들이 미국 국방성 보안 규격 B1레벨을 인증받아 놓고 있다.

최근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 인트라넷 분야에서도 유닉스 서버는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혹자는 인터넷의 처리방식이 예전의 호스트-터미널 방식에 가깝다고 보아서 이를 클라이언트 서버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이는 중대한 오류다.

인터넷 서버-웹브라우저 방식은 클라이언트 서버방식의 일종이며 JAVA의 경우는 보다 분명한 형태의 클라이언트 서버구조로 동작되는 가장 진보된 형태의 클라이언트 서버형태라 할 수 있다.

전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2000년 문제에서도 메인프레임은 위협을 받고 있다. 메인프레임 기반에서 기간업무를 수행하고 상당수 기업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이언트 서버 방식으로 전산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있다.

결국 메인프레임의 최후 보루인 기간업무 분야에서도 2000년 문제와 대형 유닉스 서버의 출현으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제 대형 유닉스 서버를 통한 전산통합, 재집중화는 시대적 대세이고 2000년이 오기전에 이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대형 유닉스 서버와 메인프레임간 격돌은 20세기를 마감하는 최대의 IT전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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