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한달평균 주행거리는 5천㎞. 인천, 안양, 분당 등 수도권이 주요 활동무대이지만 대전, 대구 등 장거리도 한달에 서너번은 밤새워 달린다. 「택시운전사」로 착각할 정도다. 그러나 그녀의 직업은 엄연한 영업맨. 그녀의 영업무대가 그만큼 광역화(?)돼 있다는 얘기다. 또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삼테크 시스템 LSI영업팀 반도체사업부 김지원씨(24)의 하루는 자동차 시동거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각지에 흩어진 거래처를 방문해 시스템 운용에 대한 카운셀링과 함께 본격적인 수주에 들어가는 것으로 하루일을 마친다. 그녀가 맡고 있는 주영업분야는 마이컴. 제품의 특성상 단순히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맞게 설계하고 개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설치까지 짧게는 5, 6주, 길게는 6개월 이상 걸린다.
『한번의 만남으로 끝나는 영업이 아니라 고객과 줄곧 상대해야 하는 일인만큼 인맥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영업도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좋은 인상과 깨끗한 매너는 수주와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녀는 일을 하는 순간 자신의 성을 일부러 잊는다. 굳이 여자라 해서 왜곡된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따라서 그녀가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좌우명은 「처음 본 사람을 열번 본 사람처럼」이다. 언제나 쉽게 친근할 수 있도록 마음의 빈자리를 활짝 열어두는 것이다.
『삼테크는 프로회사입니다. 철저한 근성과 쉼없는 자기계발을 촉구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해주는 회사입니다. 제가 이 회사에서 배운 것도 프로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프로기질」입니다. 자신을 표현해 쑥스럽지만 저 역시 점점 인기를 더해가는 「프로맨」이 돼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자신이 소속된 회사에 대해 자부하는 것은 일부 당연하지만 그녀가 삼테크의 자랑에 거품을 무는 것은 이유가 있다. 전자를 전공하던 학창시절 「삼테크 장학금」의 행운이 그녀에게 떨어진 것이다. 삼테크 장학생 선발의 특전으로 견학온 삼테크의 분위기에 반해 그녀는 이 회사 입사를 동경해왔다. 결국 희망은 이루어졌다. 2년여간 지내온 이 회사에 그녀는 이미 뼈를 묻는다는 각오를 새겨놓았다.
『대부분 시스템의 마이컴이 도시바, 히다치 등 외산제품입니다. 제 목표는 외산 마이컴 대신 국산 마이컴이 그 자리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회사의 매출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국산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부품의 국산화가 선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영업의 성과로 올 매출 5억원을 예상했다. 지난해 영업이 올해 매출로 잡힌 것인 만큼 내년 매출은 이보다 5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회가 닿으면 해외영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국내 부품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전도사로서의 침체에 빠진 국내경기를 되살리는 조그마한 힘이 되고 싶습니다.』
「삼테크맨」이기에 앞서 「한국인」임을 자부하는 24세 처녀의 손에 작은 부품이 들려 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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