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디오 컨퍼런싱 산업 떠오른다

【시카고=이정태 통신원】 비디오 콘퍼런싱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컴퓨터를 통한 오디오 비디오(AV) 및 데이터 전송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리얼타임(실시간) 개념이 현실화하고 있는 데다 국제 표준 제정도 성공적이라는 점이 시장성장을 가능케 하고 있다. 더욱이 서비스의 상호운용에 관한 기술이 저렴하게 제공될 만한 기반을 갖추어 가고 있다는 점이 비디오 콘퍼런싱의 빠른 발전을 예고하고 있다.

비디오 콘퍼런싱 기술이 보편화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번째는 전송능력이 좋아지는 등 통신환경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모뎀이 33.6kbps까지 발전했고 종합정보통신망(ISDN, 64×2kbps)도 저렴한 가격에 쓸 수 있게 됐다. 또한 T1이나 E1 라인도 보편화하고 있다. 두번째는 표준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국제 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 90년 이미 H.320으로 AV기술 표준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지금까지 각각 다른 방식으로 구축됐던 근거리통신망(LAN)도 ITU가 아날로그 전화회선용으로 H.324를, IP패킷 네트워크 표준으로 H.323을 내놓음에 따라 업체들이 잇따라 표준을 채택하고 있다.

ITU를 중심으로 한 비디오 콘퍼런싱 기술에 대한 표준화 노력이 많은 진전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지만 표준화 문제가 해결된다 해서 서비스의 상호이용(interoperability)이 완벽해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비디오 콘퍼런싱 제품 생산업체인 비디오 서버社의 아놀드 잉글란더 부사장은 『표준화와 서비스의 상호이용 사이의 격차는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표준화가 충분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고 ITU 기준에 맞추어 장비를 제공하려는 기업들의 열의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ITU가 표준화에 초점을 맞춰 활동해온 것과 달리 멀티미디어 텔레콘퍼런싱 컨소시엄(IMTC)은 서비스의 상호이용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세계 1백40여개 업체들이 참가해 만든 비영리단체인 IMTC는 ITU의 국제 표준을 바탕으로 상호이용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텔레콘퍼런싱 솔루션을 개발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IMTC는 ITU의 H.320(회로전송 디지털 네트워크), H.324(아날로그전송 네트워크)와 T.120(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콘퍼런싱)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IMTC는 지난해 초부터 T.120 데이터 콘퍼런싱 활동 그룹과 함께 T.120의 상호운용 테스트를 해왔다.

IMTC는 일대일 혹은 일대다 회로-패킷 전송 네트워크에서 파일전환, 스크린 분할 등을 포괄하고 있는 T.120의 가능성을 여러 가지 조건 상에서 시험했다. 또한 이 기준을 기반으로 제작된 제품들을 선보이는 전시회(SuperOp)가 올해 초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됐다. 이 전시회에는 40여개사의 1백여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T.120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소비자들에게 서비스의 상호 운용이 가능케 됐음을 보여주었. 이밖에 H.320 또한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채워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IMTC는 향후 3~5년내에 텔레컨퍼런싱 서비스의 상호 운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조만간 전화 네트워크처럼 전세계가 비디오 컨퍼런싱으로 네트워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비디오 컨퍼런싱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가운데 원격 진료, 원격 교육, 키오스크 뱅킹, 중역 회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이 현실화되면 기업은 출장 경비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비디오 컨퍼런싱의 효과는 단순히 비용 절감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즉, 일하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까지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러한 수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기술에 적응하는 인간의 변화는 느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의 첫 걸음은 소비자가 서비스의 상호 이용이 가능한 컨퍼런싱의 이용할 줄 알게 되는데 있고 IMTC의 궁극적인 목적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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