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게임잡지 번들제공 게임개발업체 반발

PC게임 관련 잡지의 번들제공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PC플레이어」 「PC챔프」 「게임피아」 「게임리더」 등 국내 PC게임 잡지들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PC게임 대작 타이틀을 경쟁적으로 경품으로 제공함에 따라 PC게임 개발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

하이콤을 비롯한 32개 PC개발업체들은 조만간 PC잡지사들에 게임타이틀의 번들 제공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12월호에 이를 반영하지 않는 잡지에대해 광고를 일체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PC게임업체들의 움직임은 PC게임잡지들이 「요정전설(PC플레이어)」 「와룡전(게임리더)」 「C&C골드(PC챔프)」 「심시티2000(메디아 소프트 컴퓨터 게임월드)」 「액츄어 사카(게임피아)」등 소비자가가 2만∼4만원에 달하는 게임타이틀을 11월호 부록으로제공함에 따라 시작됐다. 특히 PC챔프가 제공하고 있는 미국 웨스트우드사의 「C&C골드」는 국내에 출시된지 두달이 채 안 된 인기타이틀로 알려져 업계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의하면 상품가격이 3만원 미만인 정기간행물의 경우 경품가액 3천원 이하의 경품을 제한하고 있어, PC게임 잡지계의 이같은 게임타이틀 제공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PC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3개 잡지가 시중에서 유통되는 PC게임을 번들로제공했을 경우 평균판매량 5만으로 잡았을 때 총 45억의 매출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라면서『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보다 강력한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제가 된 PC챔프측은 『지난 9월 4개 유력잡지사 편집장들이 회의를 갖고 10월부터 정품게임의 부록제공을 하지 않기로 구두합의했으나 G사, C사 등이 이를 어기고10월에 「졸업(LG소프트)」 등 타이틀을 제공함으로써 11월에 전 게임잡지가 경쟁적으로대작게임을 부록으로 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들어 잡지의 경품제공이 문제가 되면서 한국잡지협회는 「잡지판매업계의 공정거래경쟁규약」을 통해 3천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공탁금을 거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판례마저 없어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PC게임잡지들은 「툼 레이더」 등 이번에 문제가 된 「C&C골드」이상의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대작타이틀들을 12월 경품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번들을둘러싼 과열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PC게임업체들이 담합해서 광고제재를 가할 경우 이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의 우려가 있어 또다른 분쟁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오래된 게임을 소장용으로 제공하는 것은 독자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바람직하지만 최신대작을 잡기 위한 출혈경쟁이 가속화된다면 국내 PC게임 개발업체에게 커다란 타격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유통질서를 문란케할 것』이라면서 경품회수 제한 및 출시후일정기간이 지난 상품에 대한 제한적 허용등 잡지사들의 자율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