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프로젝트로 추진된 국산주전산기Ⅳ(고속병렬컴퓨터) 개발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의 행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산주전산기Ⅳ 개발사업은 기존 국산주전산기 1∼3기종의 경우 민간 기업들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 부터 제품 및 기술을 이전받아 엇비슷한 제품으로 상품화한 것과는 달리,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문 요소기술만 선택적으로 이전되게 돼 실체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국산 주전산기Ⅳ를 기업들이 상품화는 데는 적어도 1년 이상의시일이 걸려 적기공급이 생명인 중대형컴퓨터 시장에서 국산주전산기Ⅳ의 상품성은 떨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즉 국산 주전산기Ⅳ를 상품화하기 보다는 요소 기술만 이전받아 기존국산주전산기Ⅲ 또는 후속기종에 접목시키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중대형 컴퓨터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있고 상당수 설계기술의 경우 표준화돼 공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 고유의 독자모델인 국산 주전산기Ⅳ를 상품화한다는 것은 위험이 너무 크다』고 지적하면서 『4개 국산 주전산기업체 모두 상품성이있는 독자 모델의 중대형 서버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산 주전산기업체들이 국산주전산기Ⅳ에 커다란 기대를 걸지 않은 까닭은 조달시장 개방으로 공공부문에서 국산 주전산기를 우선 구매할 수 없는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수요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연구비를 투입,국산 주전산기를 애써 개발하기보다는 선진기술을 지닌 외국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라는 판단이다.
이런 배경등으로 인해 지난 94년부터 시작된 국산주전산기Ⅳ 개발 사업은 사실상 지난달로끝나 이달부터 관련기술이 삼성전자,현대전자,LG전자,대우통신 등 국산 주전산기4사에 이전되는 것을 계기로 지난 10년 동안 계속사업으로 추진되어온 국산주전산기 개발사업은 일단 종료되게 됐다.
한국컴퓨터연구조합의 한 관계자는 『국산 주전산기Ⅳ 개발 사업으로 국산주전산기 개발 사업은 사실상 종료되고,후속사업은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추진될 전망』이라며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멀티미디어 서버용 슈퍼컴퓨터의 개발방안을 정부와 논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밝혔다.
민간기업의 외면 및 외산 기종의 공세속에도 꿋꿋이 버텨온 국산 주전산기개발사업은 이제 약 1천여대의 보급 실적을 남겨 놓은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살라질 운명에 처했다고 볼수 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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