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사업자, "PCS 흠집내기" 재연

한동안 잠잠하던 휴대폰 사업자들의 PCS 공격이 재개되면서 양측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 수성이 목표인 SK텔레콤의 휴대폰 대리점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PCS의 약점을 노골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팸플릿에서부터 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선전물들을 동원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 일선 대리점은 이를 일반 고객에 대한 영업용으로 사용한다.

휴대폰측이 조목조목 정리한 공격거리를 보면 「PCS는 결코 새로운 기술의 차세대 이동통신이 아니다」 「안심하고 사용할 만큼 검증되지 않았다」 「전국 및 해외 통화가 어렵다」 「부가서비스도 이미 휴대폰이 제공중인 것이다」 등등이다.

여기까지는 지난 여름 한차례 파문을 일으켰던 SK텔레콤의 신문광고 내용이고 최근에는 업데이트된 자료들이 가세했다. 서비스 초기 PCS 사업자들이 겪고 있는 단말기 및 통화 불편사항을 모조리 주워담은 자료집이다. 주로 언론을 통해 발표된 기사 스크랩으로 구성된 자료집에는 예상외로 비싼 단말기 가격, 지하에선 먹통인 통화 불편,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각종 불만 사항 등이 망라됐다.

이 중에서도 압권은 SK텔레콤 대리점연합회가 제작한 만화. PCS 가입자가 급한 일 때문에 휴대폰을 사용하는 동료에게 전화를 빌려 쓰면서 시작한다. 휴대폰 동료는 PCS에 가입했다는 친구에게 아직 단말기를 받지 못했냐고 묻고 친구는 『10월1일부터 단말기를 준다더니 오리무중』이라며 『당초 조건과는 너무 다르다』고 손을 불끈 쥔다. 결국 PCS 가입자는 취소를 결심하게 되고 휴대폰 동료의 『역시 구관이 명관이야』라는 말로 끝난다. SK에 대한 고객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휴대폰측에서는 PCS측에서도 똑같은 형식의 비난전을 펼치고 있어 자신들만 탓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특히 「생존」이 걸린 일선 영업현장에선 이런 이전투구는 늘상 있어 왔고 최근 다소 격화된 것뿐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같은 네거티브 캠페인이 장기적으로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최근 정치권에서 보듯 「내가 돼야할 이유」가 아니라 「누가 되면 안되는 이유」를 강조하는 네거티브 전략은 결국 사용자들의 외면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은 이동통신 전체의 규모, 즉 파이를 키우는 일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공정경쟁의 틀이 갖춰지기도 전에 휴대폰과 PCS간에 진흙탕 싸움만 벌이는 것을 곱게 봐줄 고객은 하나도 없다는 시살을 인지해야 한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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