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일본 반도체.액정 수급동향 조사

컴퓨터 · 가전 · 정밀기계 · 자동차업체 등 일본 주요 반도체 유저의 70% 이상이 제품에 탑재하는 IC의 시스템 고밀도집적회로(LSI)화를 지향, 반도체업체와의 공동개발체제 확립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반도체업체들에 대한 기업 만족도는 매우 낮아, 반도체업체들의 시스템LSI사업 추진의 제1차 과제는 유저들로부터의 신뢰 회복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액정표시장치(LCD)와 관련해서도 반도체 유저들은 가격 등에 많은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일본 「日刊工業新聞」이 지난 9월말 시점에 실시한 「반도체, 액정수급동향조사 97」에서 드러났다. 이 조사는 지난 87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올해로 열한번째를 맞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유저들의 16MD램 구입가격은 6개월전 8백∼1천엔대에서 현재는 6백∼7백엔대로 크게 낮아졌다. 또 6개월 후의 예상 구입가격은 5백∼6백엔대로, 유저들은 16MD램 가격이 앞으로 하락폭은 축소되지만 하락세는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D램인 64MD램 채용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예정 없음」이 40%, 「곧 채용」과 「이미 채용」이 각각 20%로 세대교체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64MD램 본격 전환의 조건이 되는 비트크로스현상(비트당 단가가 같아지는 것) 발생시기와 관련해서는 「내년 4, 4분기 이후」라고 답한 유저가 24.2%로 가장 많아 내년 전반기로 예상하고 있는 반도체업체측과 다소의 시각 차이를 나타냈다.

올해 조사는 예년과 달리 시스템LSI 관련 질문이 추가됐다. 마이컴, 메모리, 각종 로직회로 등을 한 개 칩에 집적하는 시스템LSI는 시황이 악화되고 있는 D램을 대체할 주력사업으로 반도체업체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이번 조사에서는 반도체 유저측도 시스템LSI화 추진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추진」이 23%, 「일부 분야 추진」이 38%로 추진파가 60%를 넘으며 「문제가 있어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유저 14%를 합치면 70% 이상이 시스템LSI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LSI화를 위해 협력해야 하는 반도체업체들에 대한 종합적인 만족도는 「불만」과 「조금 불만」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반면 「만족」은 1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납기 연기와 생산중단의 일방적 통고 등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플래시메모리는 4M제품을 프로그램 저장용으로 구입하고 있는 유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의 구입량은 「대폭 늘린다」가 24.2%, 「조금 늘린다」가 37.9%로, 플래시메모리가 성장사업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반도체의 원산지는 일본 국내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한국과 미국 순이었다. 또 반도체 구입때 고려하는 조건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제품 경쟁력」이라는 회답이 70%로 가장 많아 일본 반도체 유저들이 원산지보다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CD와 관련해서는 종합적인 만족도에서 「매우 만족」과 「조금 만족」이라고 답한 유저들이 10%에 불과한 반면, 지난 2년간의 조사에서 50% 수준을 보였던 「조금 불만」과 「매우 불만」의 불만층은 약 70%로 크게 늘어났다. 유저들의 50% 이상이 그 이유로 높은 가격을 들었는데, LCD의 수급상황과 관련한 추가 질문에서 유저들은 모든 사이즈에서 「구입이 쉽다」라고 답해 유저들의 불만은 제품부족현상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여전히 비싼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는 LCD업체들은 95년 초에서 96년 중반에 발생한 적자와 최근 지출되고 있는 대형 투자비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현 가격대 유지가 불가결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당분간 LCD 유저들의 불만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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