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통신 해외진출 지원방안-김원식(정통부 산업지원과장)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의 정착과 세계화 추세에 따라 국경없는 경제, 무한 경쟁의 시대가 도래하는 등 국제 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다.특히 조선,섬유,가전등 기존 국내 주력 산업 분야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국제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내수 위주의 성장방식으로는 산업 발전에 한계가 있어 초기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하여우리나라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수출을 확대할 필요성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우선 국내 정보통신업체들의 해외 진출현황을 살펴 보면 지난93년 이후 부터 미국, 중국,인도 등 20개 국가의 통신서비스 사업에 진출해 14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진행중에 있으며 현재는 베트남,스리랑카,우크라이나 등 16개국에 총 8억달러 규모의 통신망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96년 정보통신산업부문의 수출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해서 1백10억1천7백만달러,수입은 88억7천1백만달러로 총21억4천6백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수출 실적을 주요 분야별로 분석해 보면 TDX(전전자식)교환기는 23개국에 7억 1천3백만달러어치를 수출했으며 CDMA(부호분할 다중접속)장비는 5개국에 7억28만달러,소프트웨어는 5개국 5억5천만달러에 각각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상황에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마케팅 능력을 확보해야하며 이와함께 국제금융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선진국과 경쟁 및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세가 시급한 상황이다.
해외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 중국, 중동, 동구, CIS지역, 아프리카 등 지역에 거점을 확보하고 중소기업 및 소프트웨어산업 등 취약부문의 해외 진출 확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또 정부 차원에서도 대외 협력 활동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주요 진출 대상국과 양자간 통신위원회 개최, 통신 협력 각서 체결,다자간 통신협상, 국제기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앞으로 실리콘밸리 지역에 소프트웨어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시장개척단을 파견하는 등 다양한 해외 진출지원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다.
<> 국내기업 해외진출의 애로점-정문술(미래산업 사장)
미래산업은 반도체 제조장비업체로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국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커다란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몇년간 지속된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미래산업은 고속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으며 지난 96년에는 국내증시에 상장,해외 자금투자와 높은 주식시세에 상당한 자금여유를 확보했다.
미래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첨단 요소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하에 자체 기술 개발과 함께 선진국의 요소기술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미래산업은 이를 위해 상장이후 확보된 자금여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7개반도체 장비업체와 긴밀히 접촉해 자본투자 및 기술 제휴등을 통해 시장을 분할하고 경쟁력있는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본 및 기술제휴를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한다는 노력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부메랑효과를 의식한 외국 기업들이 기술제휴에 한결 같이 배타적인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미래산업은 하드디스크(HDD)내 알루미늄 기판 제조공정에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EDC사에 3천만달러의 개발비용을 제공하고 기술을 공유한다는 협력방안을 추진,가계약까지 이뤄졌으나 송금을 위한 본계약 단계에서 상대업체가 무리한 조건을 제시해 기술제휴가 수포로 돌아갔다.
또 한 미국 테스트장비업체와도 지분 35%를 양도하고 기술을 제공 받는 조건으로 기술제휴를 추진했으나 미래산업에서 상당액의 개발비를 투자해야 하며 구모델 공법에 대해서도 핵심기술은 제공할 수 없다는 조건을 상대방에서 제시함으로써 협상이 무산됐다.
선진국업체들이 이처럼 기술 제휴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과거 일본 기업들의 첨단기술 사냥을 경험한 미국 업체들이 기술이전을 회피, 특히 핵심 분야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하게 보호해야겠다는 경계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소요기술 소재지에회사 혹은 연구소를 설립해 필요한 인력을 모집하고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 실리콘밸리 인큐베이터센터-장인경(마리텔레콤 사장)
마리텔레콤은 94년 7월 설립된 게임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 본격적인 머드게임 「단군의 땅」을 상품화해 네트워크 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단군의 땅은 한국통신이 제공하는 백본 네트워크인 「인포숍」을 통해 제공되며 한국통신은 게임사용료를 전화요금과 더불어 정산하는 형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기반의 머드게임은 전화요금이 게임사용료보다 비싼 국내상황에서는 시장형성이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시내 전화요금이 무료인 미국에서는 아메리카온라인(AOL)을 통해 비슷한 형태의 게임을 제공해 연간 5백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린 회사가 있고 제품개발에만 수천만달러를 투자할 정도로 대규모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마리텔레콤은 네트워크 게임에 대한 원천기술과 다양한 시나리오, 그리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대량 서비스 경험을 갖고 있어 미국시장 상황에 적절히 적응하면 성공의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력을 고려할 때 상식적으로 국내 벤처기업이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마리텔레콤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국제 비즈니스 인큐베이터(IBI)를 통해 미국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IBI는 상품성은 있으나 자본력이 취약한 미국진출 기업의 현지적응을 돕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는 새너제이 시정부가 후원하는 비영리 사업단체로 11개국 16개 업체가 인큐베이터센터에 입주해 있다.
지난 7월 마리텔레콤이 처음 입주한 후 이 곳에는 현재 3개 국내 업체가 추가로 입주해 있으며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의 해외지원센터부문이 입주해 국내 영세 소프트웨어업체들의 미국시장 진출을 후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마리텔레콤은 IBI 입주를 계기로 팔로알토 소재 SRI(Stanford Research Institute)와 75만달러 예산의 국제 공동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현지법인 설립 이후부터 단군의 땅과 신제품들을 AOL을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 SW분야 수출 방안과 대책-조창제(핸디소프트 이사)
국내 무역수지는 연일 큰폭의 적자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정보통신산업은 연간 40%를 웃도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정보통신부문을 수출 전략형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고 할 수있다.
특히 정보통신 산업 가운데 소프트웨어 분야는 국내 업체들이 갖고 있는 개발력과 시장 잠재력을 감안할 때 이제 선택과제가 아닌 미래를 위한 핵심과제라고 할 정도로 수출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자본력이 취약한 국내 중소규모의 소프트웨어업체가 해외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상품화 능력은 차치하더라도 해외 비니니스 환경에 대한 제반 정보가 부족한데다 국제적인 마케팅 능력, 해외 영업 인력 등 풀어야 할 여러가지 난제가 산재해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전략지역에 해외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전략 제품의 시장조사에 나서는 동시에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 위한 협력 파트너를 파악해야 하며 이와 함께 통상산업부와 대한무역진흥공사 등 관련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국제 상거래와 관련 법규에 취약한 국내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 해외로 진출하는 즉시 매출로 이어지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도 초기부터 과도한 투자를 하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영업인력을 확보해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제품 개발 및 기획단계부터 해외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목표시장을 설정해 적절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정리=함종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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