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국제 산업환경은 국내 세트업체들의 발길을 해외로 돌리게 하고 있다. 특히 콘덴서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중국이나 동남아로 활발히 이전하고 있다.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고 한국을 떠난 이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최근 몇년새 공장을 해외로 옮겨 가동하고 있는 콘덴서업체들과,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고수하는 업체들의 명암을 상,하로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최근 들어 가전제품 등 전자용 기기에 빠질 수 없는 필수적인 부품이면서 일반부품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는 콘덴서의 해외생산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콘덴서업계의 해외생산은 국내 세트업체들이 제품의 해외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개하고 있는 세트제품의 가격파괴에 따른 부품가격 인하요구를 현지의 값싼 인건비를 활용함으로써 수용하고 약화된 경쟁력을 보전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다.
또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세트업체들의 해외사업 전개에 대응하기 위한 동반진출의 성격이 짙었다. 특히 최근 1, 2년 새 국내 콘덴서업체들의 중국투자가 더욱 활발해진 데는 그동안 해외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면세조치를 해온 일부지역에서도 내년부터는 지역특성에 따라 반입되는 생산장비 등에 부과하는 관세가 현재에 비해 수십% 이상 올라갈 것이라는 방침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진출형태가 동반진출이건 독자적인 진출이건간에 자금력이 충분치 못한 콘덴서업체로서는 막대한 재투자부담으로 인해 단기간 내에 투자자금 회수하지 못하면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정작 중국현지에 진출한 업체들을 보더라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국내 콘덴서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해외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이유중 가장 큰 것은 값싼 인건비에 있다.
그러나 모 콘덴서업체의 사장은 『콘덴서에 차지하는 원자재 비중은 대략 40%이고 인건비가 25%인데 이 중 25%를 보고 해외에 투자하기에는 자동기계의 구축에 따른 설비비용 및 원자재 및 제품물류비용, 일정치 않은 현지 법규 등 현지에서의 사업성공을 저해하는 리스크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중국 등 임금이 싼 나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자동 설비를 도입, 단순노동을 통한 현지의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최근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하는 업체들은 반자동기계를 미래의 산업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푸대접하기 일쑤이며 대부분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최신형 장비를 중국에 갖고 들어가고 있어 신규투자에 따른 설비비 부담이 크고 원자재 및 제품의 물류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새 설비에 대한 현지인의 적응이 늦어 생산성이 뒤지는 데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비해 가격이 낮아 인건비 하나만 믿고 나서기엔 투자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게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또한 현지생산을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 기술지도를 맡기려고 현지에 파견하는 인원의 급여부담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 초 중국 천진에 무유도 폴리프로필렌(PP) 콘덴서와 금속증착필름(MF) 콘덴서라인 4개를 구축하고 가동에 들어간 K사의 경우 가동률이 50%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며 지난해까지 국내의 마일러콘덴서 라인을 중국 청도공장으로 완전 이관한 H사, 중국 심천에 공장을 마련한 S사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현지에서의 풀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지난 95년 필리핀으로 본사 및 공장전체를 옮겼던 D사의 경우, 최근 사업을 정리하고 시장에 장비를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주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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