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삼성전자, cdmaOne 가입 의미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국제 표준화의 양대 진영 가운데 하나인 cdmaOne에 전격 가입한 것은 그동안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던 cdmaOne 진영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세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동시에 cdmaOne의 「동기식」과 NTT도코모, 에릭슨 진영의 「비동기식」을 병행 개발하기로 최근 방향을 수정한 한국의 IMT2000 개발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세계적인 표준화 줄다리기는 한층 흥미진진한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선 그동안 「친목단체」임을 내세워 타사업자의 참여를 거부해 왔던 cdmaOne측이 삼성전자의 가입을 전격적으로 허용한 것은 더 이상 친목단체로 머물지 않고 표준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공식적인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루슨트, 모토롤러, 노텔, 퀄컴 등 이른바 LMNQ 4사로 이루어진 cdmaOne은 그동안 삼성뿐만 아니라 CDG(CDMA개발그룹)내 다른 회원사들의 잇따른 가입요청에도 불구하고 「친목단체」임을 내세워 거부해 왔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에서도 CDG멤버 가운데 한 두개 기업이 cdmaOne에 추가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CDG멤버 대부분이 cdmaOne에 참여, CDG와 cdmaOne이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LMNQ측이 이처럼 그동안의 폐쇄성에서 탈피해 외국기업을 받아들이게 된 것은 NTT도코모가 제안한 비동기식 기술이 의외로 세를 얻어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NTT도코모의 비동기식 표준안 제안 이후 유럽의 거물들인 에릭슨과 노키아, 지멘스 등이 잇따라 지원을 선언한 데다 CDMA분야 최대 시장인 한국마저 反퀄컴 분위기에 편승, 북미식에 등을 돌릴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cdmaOne은 이에 따라 한국의 삼성전자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비동기식 진영의 대오를 흐트러트림과 동시에 세싸움의 우위를 과시코자 한 것이라는 게 국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국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독자행동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dmaOne 회원이 된 삼성전자가 미국시장 개척 가능성을 근거로 국내 표준안 마련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경우 국내 표준은 한바탕 소용돌이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고 지적하고 『북미식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ETRI조차 cdmaOne과 다른 규격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LMNQ 합류는 자칫 국내 이동통신산업의 대미종속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고자세를 유지해 오던 LMNQ가 한국의 삼성전자를 최초의 해외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한국 통신업계의 위상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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