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텔레콤의 주파수공용통신(TRS) 기지국은 통상적으로 산꼭대기에 설치하는 관례를 깨고 왜 밑으로 설치했을까.
다음 달부터 디지털 TRS 상용서비스에 나설 아남텔레콤이 수도권지역에 설치하고 있는 이같은 기지국 설치 위치에 대해 같은 경쟁사업자인 한국TRS, 서울TRS 등은 물론이고 다른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남텔레콤이 지난 9월 말 현재 수도권지역에 설치 완료한 기지국수는 총 16개소로 올해 말까지는 20여개소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기지국의 설치위치. 전체 기지국 가운데 인천 검단산, 수봉공원 등 2개소는 통상적으로 산꼭대기에 설치 한 반면에 나머지 14개소는 전부 시내 중심가의 대형빌딩에 자리잡고 있어 설치배경에 대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그나마 산꼭대기에 설치했다는 검단산 기지국 등도 높이가 사실상 고층빌딩 밖에 되질 않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 이동전화,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들이 설치하는 기지국의 위치와 서로 중첩돼 관심도를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남텔레콤측은 『내년부터 공급할 휴대용 TRS 단말기의 통화감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일 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의 시각은 판이하게 다르다. 기지국 하향설치 배경이 일반전화망(PSTN) 접속을 통해 PCS, 셀룰러, 무선데이터통신 등 다른 이동통신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라는 지적이다.
TRS가 물류통신망이기 하지만 물류통신 전용으로만 활용할 경우 당초 목표로한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는 급박한 현실인 데다 물류 통신망으로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PSTN 접속이 선결요건이어서 기지국을 하향설치했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아남텔레콤의 기지국 하향설치에 대해 한국TRS, 서울TRS 등 경쟁사업자들은 일견 예상된 일이라며 담담한 표정이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상당히 반기는 눈치다.
지난 해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시부터 불거져 나온 PSTN접속 허용문제가 주무부서인 정보통신부가 아직까지 허용치 않겠다는 입장이 변함이 없는 상황에서 아남텔레콤이 「고양이 목에 방울다는」 역할을 먼저 자청한 관계로 쌍수를 들고 반기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부산, 경남 등 일부지역에서 PSTN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TRS도 다른 사업자를 의식해 공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듯 나설 수 없는 데다 서울TRS 등 지역사업자들 조차도 장비선정을 둘러싸고 도출된 정통부와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껄끄러운 문제를 먼저 해결해 달라고 나설 수 없는 곤란한 입장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TRS사업 활성화의 전제조건으로 전체 TRS사업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PSTN접속 허용문제」를 아남텔레콤은 「기지국 하향설치」라는 카드를 통해 첫 신호탄을 쏘게된 셈이며 다른 사업자들의 측면지원을 받으면서 앞으로 공론화할 것으로 전망돼 정통부의 허용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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