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현장리포트-일본 가전시장을 가다 (상)

전자왕국 일본의 가전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지난 95년 이후 대체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2년 동안 호황을 구가했던 일본 가전시장은 올들어 소비세 인상을 계기로 기존제품 시장을 한층 위축시키고 있고 디지털 캠코더와 디지털 카메라 등 일부를 제외하곤 차세대 제품의 판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냉기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일본업체들의 노력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가전시황 및 신제품 동향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지난 95년 이후 일본 가전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은 전체적인 수요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고급, 대형 제품의 판매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연간 1천2백만대 규모의 TV시장 역시 기존 4대3TV(화면비율)가 5백50만대를 정점으로 소폭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25인치급 이상 16대9 광폭TV와 고선명(HD)TV의 비중의 꾸준히 커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폭TV의 경우 지난해 총 2백80만대가 팔려 판매비중이 23%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신장세가 주춤해지고 있지만 올해도 3백만대 정도는 팔릴 전망이다. HDTV는 아직까지 전체 판매비중이 2% 이하지만 올 연말엔 작년의 2배인 40만대까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6백60대가 팔린 VCR시장의 경우 4헤드 VHS급이 전체의 78%를 차지한 가운데 6헤드 슈퍼VHS급의 판매도 5만대 늘었다. 냉장고도 지난해 총 판매량 4백90만대 중 4백ℓ급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했으며 올해는 27% 선으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탁기 역시 지난해 총 판매량 4백90여만대 중 7급 이상의 비중이 24%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 94년 이후 3년 연속 대호황을 누렸던 일본 에어컨시장은 올해 성수기를 앞두고 장마와 태풍이 잇따라 올해 수요는 간신히 7백만대를 웃돌 전망이다. 일본의 에어컨시장은 절전효과가 뛰어난 인버터(Inverter) 방식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백10여만대가 팔린 전자레인지시장 역시 오븐기능이 채용된 고급형 비중이 80%를 넘어선 반면 단기능 제품의 비중은 18%대로 급속히 줄어들었다.

일본에서 고급, 대형 가전제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대체, 중복 수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다 메어커들 역시 수익성이 좋은 고급, 대형 제품의 판촉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매력이 높은 대도시의 경우 가옥이 협소해 대형제품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 가전시장의 대형, 고급화 추세는 소형, 저가 제품이 일정한 비중을 유지한 채 중형제품의 입지만 좁아지는 양극화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주요 가전제품 이외에 가정용 냉동고, 식기세척기, 전자유도가열(IH) 조리기기는 일본 가전시장에서 유망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94년 2백10만여대 규모였던 가정용 냉동고시장은 지난해 무려 4백60만대가 팔려 2년 만에 1백% 이상 급팽창했으며 식기세척기 역시 지난해 32만여대가 팔려 94년보다 70% 증가했다.

일본업체들은 지난 3년간 기존 가전시장에서 제품의 고급, 대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와 신규수요 창출을 위한 유망상품 육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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