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업체들이 2년 연속 투자를 줄이고 있어 반도체 제품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반도체장비, 재료협회(SEMI)가 최근 한국, 미국, 유럽, 대만 등 32개 주요 반도체 소자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비투자현황」에 따르면 반도체 3사와 아남반도체, 한국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96년 설비투자는 당초 계획보다 15% 이상 줄어든 47억2천만달러에 머무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또 올해도 전년보다 크게 감소한 40억9천만달러로 예상돼 국내 반도체설비투자는 지난 95년 51억3천만달러를 기록한 이래 2년 연속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97년 국내반도체투자를 분기별로 보면 1, Mbps분기에 14억7천2백만달러, 2, Mbps분기에 9억8천4백만달러, 3, Mbps분기에 8억4천만달러, 4, Mbps분기에 8억달러 등 갈수록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제품별로는 전공정장비가 51%, 테스트장비가 24%, 유틸리티장비 12%, 어셈블리장비가 6%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산업협회 김치락 부회장은 『이처럼 국내반도체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평균 15% 이상 2년연속 줄어들고 있는 것은 D램경기 위축에 따른 대응전략』이라며 투자위축은 또 향후 반도체 생산능력이 적지 않은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생산능력 감소로 이어져 공급과잉 해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96년 58억5천만달러로 95년보다 무려 30%에 가까운 투자감소를 기록한 미주지역은 올해 20% 늘어난 73억달러를 기록하고 대만과 유럽의 올 반도체 투자도 지난해보다 각각 50%와 10%가 늘어난 40억9천만달러와 31억1천6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번 조사에 직접적인 참여를 하지 않은 일본업체들의 투자는 우리나라 상황과 비슷해 지난해보다 10∼15% 줄어든 45억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SEMI는 예상하고 있다.
국내반도체 전문조사기관인 세미피아컨설팅의 한 임원은 『이같이 올 반도체투자가 지역별로 뚜렷한 명암을 보이는 것은 북미지역은 MPU와 DSP 등 통신용 반도체시장의 경기 호조로 투자확대가 가능하고 대만은 신규투자가 잇따르고 있는데 반해 나머지 지역은 D램 경기하락으로 신규투자보다 설비전용 및 부분교체 등 소극적인 투자를 모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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