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업계, 해외 현지법인 정상가동 지연 「골머리」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세트업체와의 동반진출과 궁극적으로 글로벌생산체제구축을 위해 해외에 설립한 현지법인의 정상화가 늦어져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새한전자, 세일물산 등 주요 PCB업체들은 필리핀, 중국, 멕시코 등지에 잇따라 생산거점을 확보, 현지생산 및 판매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해외투자의 이점이 적은데다 여러가지 현지사정으로 정상적인 가동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것.

96년 2월 대륭정밀과 합작, 필리핀에 진출한 대덕전자는 기존 대륭의 생산라인에다 추가 설비증설을 단행, 양면 및 다층기판(MLB)의 본격적인 해외생산을 추진해왔으나 수요 부진과 생산성, 품질수준이 기대치에 못미쳐 정상화가 계획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다. 대덕은 대폭적인 추가 투자를 통해 연말까지 현지공장의 레이아웃을 전면 재조정, 내년초부터는 정상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코리아써키트 미국법인(KCA)은 94년 흑자전환을 계기로 매년 큰폭의 순이익을 창출하는 등 안정궤도에 진입했으나 법인설립후 3년만에 최근 투자를 마무리한 중국공장(KCT)의 정상화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코리아는 KCT를 노동집약적인 플렉시블PCB(FPC)후가공을 중심으로 라인을 구성했으나, 중국 임가공으로 돌릴만한 국내 오더가 적은데다 현지마케팅이 미진해 본격 가동시기는 유동적이다.

올초에 멕시코 티후하나에 월 10만장 규모의 단면PCB 생산이 가능한 자동 2라인을 구축한 새한전자는 동반진출한 삼성전자와 현지 국내외 세트업계에 대한 마케팅부진으로 본격 가동이 계속 지연돼다 최근에 들어서야 고작 월 1~2만장 규모로 양산에 착수했다. 새한은 또 당초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법인에 대한 투자도 계획했으나 투자부담과 중국 현지사정 등을 고려, 내년중반 이후로 연기한 상태다.

이밖에 FPC업체인 세일물산은 일본 컴퓨터주변기기업체를 겨냥, 지난 상반기에 중국 천진에 FPC후공정 라인을 구축완료했으나 아직은 중국으로 이관할 만한 물량이 적은데다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해도 생산성,품질,효율성 문제로 부담이돼 정상가동은 상황을 봐가며 추후에 결정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생산이 인건비감소 등 일부 코스트절감효과가 기대되나 1인당 생산성이 상당히 떨어져 아직은 투자효율이 낮다』며 『원판, 금형 등 원자재비중이 높은 유관업종과와 동반진출과 현지 자체마케팅 강화, 생산성 극대화 전략이 수반되야 정상적인 가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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