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인터넷을 움직일 것인가.』 최근 미국에서는 이른바 「블루 노트(Blue Note)」라는 사건을 놓고 인터넷에서의 관할권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뉴욕에 위치한 재즈클럽 「블루 노트」가 같은 이름의 미주리주 소재 나이트클럽을 상대로 동명의 웹 사이트를 문제삼아 소송을 제기한 데서 비롯됐다.
뉴욕의 블루 노트(www.bluenote.net)는 미주리의 블루 노트가 주 경계를 넘어 뉴욕에서 같은 이름으로 영업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뉴욕에서도 미주리의 블루 노트(www.thoughtport.com/cyberspot/index.shtml)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혼동을 일으키는 등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지난해 9월 열린 하급심에서 기각된 바 있는 이 사건을 놓고 항소심 재판부가 『뉴욕 이외의 지역에서 만든 웹 사이트가 뉴욕의 판결로 강제될 수는 없다』며 하급심과 동일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사건은 표면적으로 일단락됐지만 이를 둘러싸고 제기된 문제들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됐다.
주니어 빌라노바 법대의 헨리 퍼릿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각국의 법체계가 지리적 장벽을 갖고 있는 데 반해 인터넷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터넷이 마케팅 도구로 이용될 경우 실제로 소비자를 가질 수 있는 범위로 제한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특히 소비자가 웹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사고 팔 때는 더욱 제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주리 블루 노트 클럽의 경우 미주리대학 캠퍼스를 상대로 영업을 해 온 터라 대학생들을 겨냥해 웹 사이트를 운영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 상표법에서는 이러한 상호 이용을 「지역적 분할」로 판단한다. 이처럼 블루 노트 사건은 정부가 규제하고자 하는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음란물, 도박, 비방 문건 등과는 또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MIT의 미디어 랩 창설자이자 이사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 국지적인 것은 없다. 소비자들은 현실과 마찬가지로 사이버스페이스상에서도 집, 이웃, 도시, 카운티, 주, 국가 등을 가진다. 소비자들은 사이버스페이스 안에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인터넷의 성격을 규정했다.
인터넷 분석가인 봅 채트만씨는 『웹을 통해 사업을 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이 미지의 지역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일반 기업들은 인터넷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블루노트 사건의 하급심 재판부는 소를 기각할 당시, 미주리 블루 노트가 뉴욕에서 손님을 끌려고 하거나 영업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인터넷을 개설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세워지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웹 사이트 개설만으로도 이미 여러 가지 위험 가능성 앞에 자신을 노출한 것』이라고 밝힌다.
현재 법조계에서조차 사이버스페이스상에서의 법률 적용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전통적인 법이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편에서는 전통법이 첨단 정보시대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콜럼비아 법대의 제인 긴즈버그 교수는 인터넷과 관련한 법률적 문제에 대해 세 가지 핵심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첫째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업 관할권의 범위, 둘째는 주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에 적용될 수 있는 법조문, 셋째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법률적 강제의 여부 등이다.
블루 노트 사건을 둘러싼 이러한 논의들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뉴욕 블루 노트측 변호인이 미주리주 법원과 연방 대법원에까지 항소할 의사를 비추고 있어 일반의 관심도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이정태 통신원>
국제 많이 본 뉴스
-
1
공중화장실 휴지에 '이 자국'있다면...“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
2
“인도서 또”… 女 관광객 집단 성폭행, 동행한 남성은 익사
-
3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체포…ICC 체포영장 집행
-
4
“하늘을 나는 선박 곧 나온다”…씨글라이더, 1차 테스트 완료 [숏폼]
-
5
아이폰17 프로 맥스, 기존보다 더 두꺼워진다… “배터리 때문”
-
6
중국 동물원의 '뚱보 흑표범' 논란? [숏폼]
-
7
가스관 통해 우크라 급습하는 러 특수부대 [숏폼]
-
8
정신 못 차린 '소녀상 조롱' 美 유튜버… 재판서 “한국은 미국 속국” 망언
-
9
애플, 스마트홈 허브 출시 미룬다… “시리 개편 지연”
-
10
“체중에 짓눌려 온몸에 멍이” … 튀르키예 정부도 경고한 '먹방'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