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관심과 무관심의 차이

며칠 전 모 일간지의 독자 투고란에 미화원에게 조립식 휴대용 카트를 주자는 글이 실린 것을 읽고 느낀 점이 많았다. 그 글의 요점은 미화원들이 커다란 푸대자루에 오물을 담아 메고 다니며 힘들고 어려운 거리 청소를 하는데 그들에게 카트를 지급하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매번 해외출장 때마다 묵혀 두었던 먼지 묻은 카트는 제일 먼저 챙기면서,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보게 되는 많은 미화원들에게서 나는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나 하는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무관심과 관심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 대부분들은 자기 위주의 생각과 자기 중심의 행동에만 관심을 갖고 생활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지 않은 것 같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생활에 익숙하다보니 사람들 모두가 좁은 시각과 행동으로 많은 일들을 처리하는 데 있다. 내가 할 일이 아니면, 내가 필요한 것이 아니면, 혹은 나에게 당장 이익이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거나 내가 그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생각 등으로 모두를 관심 밖의 일로 간주해 버린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서 또는 내 아이에게 더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욕심으로 많은 부모들이 고가의 멀티미디어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가정 형편상 멀티미디어 컴퓨터가 가계에 커다란 부담이 됐었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구입 후 몇 달만 지나면 그렇게 지대하던 관심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망각하고 지내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단순하고 일시적인 관심이 바로 무관심으로 바뀌고 마는 것이다.

멀티미디어라는 단어가 모든 매스컴에 오르내릴 때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들을 쏟았었다. 그 결과로 짧은 기간에 비해 많은 기술발전이 이루어졌고, 여러 가지 훌륭한 상품들도 개발돼 성공적인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모자라 부득이 중도 하차한 수많은 경우들이 발생하여 더 좋은 결실을 못 맺는 경우도 많다.

특히 멀티미디어 SW 업계는 그 동안 부침이 상당히 많았던 분야로 초창기에는 기술력 부족으로 고전했지만 최근에는 경기불황의 여파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대부분 영세한 기업들이 고군분투하며 닦아온 좋은 기술들이 사장되거나 전문가들이 다른 분야로 전업한 경우가 허다하게 발견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작은 규모의 국내시장을 탓하고, 다른 이들은 영세한 자본력을 탓하고, 또다른 이들은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탓하며 멀티미디어 업계를 등지고 있다. 아직도 멀티미디어 콘텐츠 개발분야는 해야 할 일도 많고 장래의 가능성도 무한한데 당장이 어려워 포기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남의 탓을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들을 강구하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작은 시장을 공동의 개발로 더 크게 만들기 위한 구상을 하고, 남들이 한다고 해서 뒤따라하는 중복투자 대신 새로운 아이템 개발분야에 적은 자본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할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 현 시장구조의 모순에 비춰 개발자 스스로가 제품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고 일정 기준치 이상으로 합격된 제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공동의 판매망을 구축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또한 기존의 미디어 형태의 콘텐츠 보유자들은 이 자료들을 멀티미디어 콘텐츠화하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무르익어 동종의 업계가 힘을 합해 공동의 관심을 기울여야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동안 이 난을 통하여 멀티미디어에 관하여 특히 교육용 콘텐츠 개발에 관련하여 여러 가지 제언을 하였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다.

<박지호 세광데이타테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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