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컴, MCI인수 나섰다

미국 제 4위의 장거리전화 서비스 업체 월드컴이 MCI커뮤니케이션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월드컴은 최근 현재 영국 브리티시 텔레컴(BT)과 합병 절차를 밟고 있는 미국 장거리전화 업계 2위인 MCI 인수를 전격 제안했다.

월드컴의 이번 제의는 MCI의 지역시장 진출이 부진을 보이면서 지난해 말 있었던 BT와의 합병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특히 월드컴이 MCI에 제의한 인수 금액이 BT(약 1백8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약 3백억달러에 달해 향배가 주목된다.

BT는 MCI가 올해 지역시장에서 8억달러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하자 당초 합병조건을 수정해 인수가격의 20% 인하를 제의, 협상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월트컴과 MCI가 합병할 경우 연매출 규모 3백억달러에 지역, 장거리, 국제 전화시장은 물론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거대 통신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이와 관련, 월드컴은 자사가 미국 지역전화 시장에서 기반을 갖고 있어 MCI가 합병에 응할 경우 지역시장 사업 부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스템 및 네트워크 통합에 따른 전화서비스 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중복 투자를 피할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도 커지는 등 합병에 따른 이익이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두 업체가 합병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세계 통신시장에 적지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합병 업체는 미국 시장에서는 AT&T와 경쟁이 가능하게 돼 현재 각각 월드파트너스, 글로벌 원을 통해 세계 통신시장 공략에 나선 AT&T와 스프린트 등 장거리 업체들이 미국시장 수성쪽으로 전략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화서비스 시장 장벽 붕괴로 장거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역벨사들도 지역시장에 대해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그동안 MCI를 인수, 미국 시장과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려던 BT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지게 된다.

월드컴으로서도 인터넷 등 데이터 통신 부문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드컴은 MCI 인수가 최근 5년동안 있었던 MFS 커뮤니케이션스, 유유넷 테크놀로지 등 40개 업체 인수, 합병의 결정판으로 보고 있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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