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계엔 「무어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매년 칩의 집적도가 두배로 늘어난다는 것이 요지로 인텔의 창업자인 고든 무어 박사가 제시한 이론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MPU)의 발전 과정을 돌아보면 이같은 무어의 법칙이 단순히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것임을 잘 알 수 있다.
인텔이 지난 71년 선보인 세계 최초의 MPU 「4004」. 2천3백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이 제품 개발이후 25년이 흐른 뒤 그 집적 수가 7백50만개에 이르는 「펜티엄 II」가 등장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오는 2천6년엔 MPU의 트랜지스터 집적 수는 수억개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MPU의 연산 처리 속도도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빨라지면서 고성능화가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최근 미 에너지부는 인텔, AMD, 모토롤러 등 3개 반도체 업체와 공동으로 지금까지 개발된 최소, 최고속의 MPU보다 연산처리 속도가 1백배 빠르고 크기도 절반인 제품을 개발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오는 2천1년까지 자외선을 이용, 실리콘 칩에 사람 머리카락의 1천분의1 이하인 미세 회로를 부식해 넣는 새로운 식각 기술을 개발키로 하고 합작회사를 설립해 3년간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엄지손톱 크기에 반도체 10억개를 집적시키는 일이 가능할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일리노이대 과학자들도 컴퓨터의 성능을 1천배 향상시킬 수 있는 전자 식각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SCALPEL」이란 이 전자 식각 기술은 기존 광학 식각 기술을 사용할 때보다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크게 줄임으로써 칩의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실용화되려면 10억달러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시간도 적잖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들 기술은 2천년대 초에나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전에도 주목할만한 기술 발전의 성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MPU의 무한 속도, 무한 성능에 대한 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미 IBM은 최근 구리칩 개발에 성공, 금세기중에도 MPU의 엄청난 성능 향상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IBM은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돼 온 알루미늄 대신 구리 회선을 사용, 전자 신호의 전송 속도를 높임으로써 기존 MPU에 비해 40%가량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고 제조비용도 30% 줄일 수 있는 구리칩의 개발에 성공했다.
IBM은 구리 회선을 실리콘 표면에 부착해야 하는 난제를 특수 합성물 개발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MPU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며 이번 에 개발된 구리칩을 내년초부터 시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기술 발전과 더불어 펜티엄을 중심으로 한 기존 MPU 기종의 고속화도 꾸준히 이루어지면서 오디오, 비디오, 3차원 그래픽 등을 고속으로 처리하는 멀티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편, 분석가들은 MPU의 고속화, 고성능화가 급진전되면서 과거 PC혁명과 다운사이징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던 것처럼 앞으로는 실시간 비디오 전송, 네트워크에서의 동시 통역 등 새로운 디지털 혁명이 물결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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