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특집] 세계로 가는 정보통신산업

정보통신 산업의 해외진출 역사는 일천하다.

1991년 필리핀에 5백40만 달러 규모의 국산 전전자교환기(TDX)를 수출한 것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후에는 연평균 32.8%의 수출신장률을 기록하며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해외진출 방법도 초기에는 통신장비를 단순 수출하는 데 그쳤으나 최근 들어 통신서비스사업, 통신망 건설, 합작공장 설립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으며 진출분야도 확대되고 있다.

통신장비의 경우 95년까지는 TDX수출이 대부분이었으나 96년 이후에는 TDX수출은 줄어드는 반면 CDMA시스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수출이 최근들어 늘고 있어 주목된다.

수출 첫 해인 91년에 1천3백94만 달러가 수출된 TDX는 92년 3천9백81만 달러, 93년 9천8백59만 달러 등 해마다 늘다가 94년 1억7천6백만 달러 수출 이후 정체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의 TDX 수출은 1천9백80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CDMA 시스템 및 단말기는 수출 첫 해인 96년도에 5억7천9백만 달러가 수출됐으며 됐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억4천8백70만 달러가 수출됐다.

통신서비스 사업의 경우 93년 러시아에 처음 진출한 이래 올해 6월까지 총 19개국에 13억6천만 달러 이상이 해외사업에 투자됐으며 브라질,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이동전화, 위성휴대전화(GMPCS), 기본전화 등의 사업이 현재 추진되고 있다.

통신망 건설사업의 경우 93년 니카라과 통신망 건설사업을 필두로 스리랑카,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주로 동남아 지역에 집중됐으며 지난해까지 총 4억3천만 달러 규모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통신업계는 해외합작공장 건설에도 나서 91년 루마니아와 인도네시아에 첫 해외합작공장이 설립된 이래 13개국에 1억5만 달러를 투자했다.

국내 통신업계는 중남미와 동남아 시장을 주요 진출대상국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은 기본 통신인프라가 낙후돼 이른 시일 안에 통신시설 확충를 추구하기 위해 국영기업의 민영화, 해외자본의 유치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정보통신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보통신산업 육성을 통해 자국 경제의 부흥을 꾀한다는 점이다. 국내 업계는 중남미, 또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 국가들을 선진국들의 시장석권을 견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고 이들 지역에 해외투자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남미>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은 90년대 들어 국내산업 보호정책에서 탈피해 수입장벽 완화, 국영기업 민영화 등을 통해 자유시장 경쟁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부문은 공정경쟁 환경조성 및 민간투자 유치 등을 통해 성장의 기반을 조성하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 직접투자에 의한 공중통신망 구축과 일련의 규제완화에 따라 사설통신망 및 이동통신 시장도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의 정보통신시장은 96년 약2백62억 달러에서 2000년에 약 5백23억 달러로 2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남미에는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한국통신이 주로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칠레의 기본통신사업, 브라질의 무선호출사업에 1억5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니카라과, 에콰도르, 콜롬비아에는 4만4천5백 회선(3천7백만 달러 상당)의 TDX를, 페루에는 CDMA단말기 4천대를 수출하는 실적을 올렸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12월 멕시코의 기본통신사업자인 미디텔 지분 49%를 인수해 중남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중남미 시장도 CDMA부문의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다. 97년에 약 21억달러, 2001년에 약 71억 달러의 CDMA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페루가 이미 CDMA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베네수엘라 등이 CDMA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중남미 국가 가운데서도 성장잠재력, 시장규모, 진출용이성 및 주변국가에의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브라질,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니카라과 등 8개국을 진출 유망국가로 꼽고 있다.

브라질은 일반 유선전화사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의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동전화사업의 경우 외국업체가 49%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현재 한창 사업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10개 지역 B밴드 셀룰러 이동전화 면허입찰에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참여하고 있다.

멕시코는 8개의 신규 기본통신사업자 가운데 하나인 미디텔을 한국통신이 인수함으로써 시장진출의 길이 열렸다. 올해 안에 PCS사업자가 새로 허가될 예정이어서 이 과정에 국내 CDMA업체가 진출하느냐의 여부가 주목된다.

<동남아>

지금까지 국내업체가 가장 활발하게 진출한 지역이 동남의 개도국이다. 9개국에 걸쳐 30여건의 해외사업이 성사됐다.

향후 진출 유망국가로는 중국, 베트남, 스리랑카, 미얀마,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7개국이 꼽히고 있다. 동남아 지역은 특히 CDMA 디지털 이동전화와 무선가입자망(WLL) 분야의 진출이 유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장 광대한 시장인 중국은 통신인프라 구축사업의 확대와 이동통신 수요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동전화의 경우 유럽방식의 GSM 이동전화 서비스가 상용화됐으며 북경, 상해, 광주, 서안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CDMA 시범사업도 병행 추진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중국내 경쟁체제를 활용한 전화망건설 및 전송로 구축사업, ATM 차세대 교환기, CDMA 방식의 이동통신 및 WLL시스템, 위성방송, 통신부문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구 7천만명의 베트남은 전화보급율이 1백명당 1대꼴에 불과해 시장잠재력이 무한한 곳이다. 특히 2000년까지 2백40만 전화회선을 확보한다는 통신망개발 5개년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메콩강 유역 국가 진출에 교두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 것을 발판으로 96년 이후 러시아, 미국, 중국 등에 CDMA 단말기와 시스템 등 7억2천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가장 큰 시장은 역시 미국으로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은 각각 단말기와 시스템 분야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세계 CDMA 시장의 전체규모는 96년 약 27억 달러에서 2001년에는 약 2백82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CDMA기술에 바탕을 둔 서비스 시장규모는 96년의 약 12억7천만 달러에서 2001년에는 2백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스템 및 단말기 시장은 96년의 약 14억4천만 달러에서 2001년에는 약 80억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지역은 CDMA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미 한국과 홍콩이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싱가폴, 태국 등이 CDMA 이동전화 또는 CDMA WLL을 설치하고 있다. 중남미도 CDMA진출유망지역 가운데 하나다. 아프리카는 올해 상반기에 짐바브웨에서 CDMA 상용서비스가 시작됐으며 나이지리아가 CDMA WLL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통부는 CDMA관련 제품을 반도체에 이은 새로운 수출전략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다각적인 수출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설립된 PCS3사와 관련 장비업체들 모두 해외의 CDMA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중장기적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특히 CDMA 시장이 확대되면서 선진국 업체의 견제에 직면함에 따라 CDMA 해외진출을 위한 총력체제를 구축하고 나섰다. 우선 한국의 CDMA 기술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업계와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우리나라의 CDMA 개발경험과 상용화 성공담 등 우리나라 CDMA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영문홍보책자 「CDMA in KOREA」를 발간하고 외국 전문잡지 및 학술지에 CDMA 관련논문을 게재하는 등 홍보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통신사업자, 제조업체, 연구기관, 정부가 공동으로 CDMA 해외시장 개척단을 구성했으며 현지공관의 협조를 받아 8월 하순에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로 이어진 중남미 시작개척단을 파견한 데 이어 11월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을 순회하는 동남아 개척단이 파견될 예정이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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