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보는 컴퓨터 역사 71] LBA

하드디스크 옵션을 지정하면서 흔히 보게 되는 용어가 LBA(logical block addressing)다.

보통 CMOS 세트업에서 선택하게 돼있으며 일부 486급 PC를 제외한 구형 PC에서는 이 옵션을 거의 찾을 수 없다.

LBA는 IDE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서 제한된 5백28MB의 데이터 어드레싱 능력을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규약을 말한다. 이 규격은 93년 하드디스크 제조사 웨스턴디지털이 구형 PC에서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인식하지 못하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피닉스나 어워드 같은 바이오스 프로그램 개발업체와 손잡고 만들었다.

40MB에서 3백40MB급이 주류를 이루던 386시대에서는 프로그램 크기는 물론 처리해야 할 데이터도 작아 하드디스크 용량에 관계된 문제가 거의 제기되지 않았다.

또 대부분 스탠드 얼론 환경으로 대용량 하드디스크는 일부 한정된 계층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초반부터 그래픽 사용자환경을 제공하는 윈도가 등장하고 게임산업이 발달, 하드웨어 사양 고급화를 주도한데다 멀티미디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하드디스크의 용량부족현상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이 시기를 전후해 하드디스크 개발기술이 진보돼 가격이 떨어지면서 일반인들도 5백28MB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었다.

그러나 5백28MB 이상의 물리적인 메모리는 기존의 386, 486컴퓨터에서는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었고 그 이상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입출력카드를 필요로 하는 등 불편함이 많았다.

따라서 하드디스크의 물리적인 메모리를 새롭게 지정해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고 이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웨스턴디지털과 일부 바이오스 프로그램 개발사들이 LBA 모드라는 일종의 편법을 동원해 사용자들의 요구를 수렴하게 된 것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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