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文基 ETRI 통신시스템연구단장
정보통신 시장개방을 앞두고 신규 정보통신사업자들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현재 시내, 시외, 국제전화 사업자, 이동전화 사업자, 시티폰 사업자, PCS 및 TRS 사업자, 케이블 전송 사업자, 부가서비스 사업자 등 수많은 정보통신 사업자들이 탄생하였으며 초고속망 서비스 사업자 및 위성방송 사업자를 포함하여 다양한 정보처리 재판매사업자들도 앞으로 몇 년 안에 나타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보통신 시장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 사업자의 경우 다른 사업자의 서비스를 대체 또는 흡수할 수 있어 각 사업자간 시장확보 전략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 이동 전화에서 시작하여 데이터 및 정보처리 서비스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영상을 포함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영역의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고 사업자간에 흡수 및 합병 등과 같은 이합집산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정보통신 사업자들간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상호 대체가 가능한 상황에서 각 사업자들이 안정궤도에 오르기 전에 완전 경쟁에 돌입하는 것은 통신망 기반을 확충하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킨다는 측면에서는 통신사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부작용도 심화될 소지도 있다. 시장 초기단계에서는 상호 출혈경쟁으로 치닫을 위험성도 있는 것이다. 또한 제한된 국내 서비스 수요에 비하여 사업자마다 독자적인 통신망 시설을 중복 투자하여 자칫 잘못하면 상호 경쟁을 통한 서비스향상 효과보다 투자의 손실이 클 수도 있다.
이러한 경쟁환경에서도 5∼10년 후의 정보통신 하부구조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으로 전환될 것이며 초기단계에는 네트워크의 네트워크 형태로 기존망과 접속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인 초고속 정보통신망에서는 ATM 기술을 근간으로 통신망 능력이 확장되어 전화와 같은 연결형 서비스뿐 아니라 인터넷과 같은 비연결형 서비스를 수용하고 방송 및 오락서비스를 포함한 대화형 음성, 비디오 서비스로 확장하게 될 것이다. 보편화한 인터넷 서비스 접속시 병목현상을 체험하는 시기에 인터넷2 건설 구상을 구체화해가는 현상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궁극적인 목표가 정해져 있는 정보통신망을 구축할 때는 가능한 진화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정보통신사업의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경제적인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통신 서비스의 공정경쟁 환경조성, 공개된 기술표준의 사용, 사업자 상호간 자유로운 액세스 보장 등의 방향으로 이종사업자망간 통신시설이나 정보통신 서비스가 상호 투명성(Transparency)을 제공하여야 한다.
특히 투명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개된 표준규격을 채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는 실제적인 면에서 고도화해가는 통신망 하부구조를 건설하는 데는 필수적이다. 사업자 자체적으로 신기술을 값싸게 도입해 저비용으로 통신망 구조개선과 서비스품질을 향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자간 상호 보완시에도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호 정보통신 시설을 공유하는 원칙수립과 시행도 중요하다. 사업자별로 가입자망을 중첩하여 구축하거나 케이블 사업자가 별도의 가입자망을 구축하기보다는 최대한 효과적으로 시설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PCS서비스에 필요한 기지국 공유방안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필요하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도시 지역의 구축 시설은 예외로 하더라도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으로 확대과정에서 서비스 제공 및 투자의 효율화를 이루는 시설 공유는 사업자와 이용자의 모든 입장에서 절실히 요구된다.
정보통신의 투명성은 통신망 접속 투명성(Network Transparency)과 서비스 투명성(Service Transparency)으로 나눌 수 있다. 통신망 접속 투명성은 앞서 설명한 대로 구체성을 띠고 있지만 서비스 투명성은 그 범위와 수준이 다양하여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 현재는 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이용자가 확실히 구별되어 있는데 비하여 앞으로는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비스 제공자이면서 이용자인 제용자(Prosumer)가 정보통신 활용의 주체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제용자가 단일 인터페이스를 통하여 임의의 영역에 있는 다양한 서비스로 자유롭게 접근하는 것은 누구나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응용 서비스와 서로 다른 서비스 플랫폼간에 서비스 투명성이 보장되고 데이터 서비스뿐 아니고 방송서비스까지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노력은 정보통신 투명성을 위하여 꼭 필요할 것이다.
경쟁환경에서도 정보통신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통신망 접속 투명성이 확보되고 이어서 서비스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각 정보통신사업 주체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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