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업계, 해외 진출 대책 마련 부심

국내 반도체장비 업체들의 해외진출이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해외 지역 제품공급 및 현지 애프터서비스(AS) 문제가 최대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수출 및 해외 AS경험이 전무한 대부분의 국내 장비업체들은 해외진출에 따른 언어소통과 숙식문제, 그리고 과다비용 지출로 인한 수익성 차질 등 국내 영업에서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각종 어려움이 속출하자 이에 대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영국 웨일스 지역에 진출한 한 장비업체의 경우 영국까지 오가는 교통비와 숙식비, 그리고 국제 전화료 등 3, 4명이 한번 출장을 다녀오는 데 2천만원 이상이 소요되는 등 영업비용 지출이 심각한 상태라는 것. 그럼에도 국내 가격과 동일 수준으로 장비를 공급키로 약속해 과연 이같은 해외 사업이 실제 수익으로까지 이어질지 의문스러울 정도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토로한다.

또 다른 장비업체인 H社도 최근 미국 유진 지역에 반도체장비를 공급키로 했는데 과다한 운용비용도 부담이지만 그보다는 기술인력의 유출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의 전례로 볼 때 회사내의 최고 기술자를 이곳에 파견할 경우 국내외 경쟁 장비업체들에 의해 스카우트당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힘들게 얻은 해외진출의 기회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 국내 장비업체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해외경비를 절감하는 방안으로 공동기숙사 및 셔틀버스를 마련하고 현지 기술자를 채용하는 등의 각종 자구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케이씨텍, 신성이엔지와 같은 중견 반도체장비 업체들의 경우 해당 지역에 현지법인을 설립, 현지 AS를 전담케 하는 등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섰고, 현지 기술 제휴처 또는 판매 대리점이 있는 업체들은 이 회사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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