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부터 96년까지 연평균 14.7%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왔던 중전기기 수출이 최근들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산 중전기기는 선진국 업체들의 제품에 비해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가격·기술면에서 동남아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추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통상산업부를 비롯, 한국전기공업진흥회 ·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은 원인분석과 함께 대책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중전기기의 수출부진 원인과 전망 · 대책 등을 2회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한국전기공업진흥회 및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의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전기기 수출액은 5억3천6백40만2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억6천57만4천달러에 비해 4.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가전기기, 계측기기를 포함한 전체 전기공업 가운데 중전기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41.4%인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전기공업의 수출동향을 나타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가전기기나 계측기기, 의료기기 등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중전기기는 점차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무역수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중전기기 업계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수출감소와 수입증가의 원인분석 및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전기공업 수출액은 8억4천1백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를 보이고 있는데 이 가운데 중전기기는 5억3천6백만달러로 4.3%가 감소했다. 전선도 8% 증가한 3억4백만달러에 그쳤다.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든 중전기기 품목은 변압기, 배전제어장치, 변환장치, 전기로 등이다. 변압기는 1억9천1백42만3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억7백75만9천달러에 비해 7.9%가 줄었고, 배전제어장치는 5천7백86만2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실적보다 무려 28.2%가 줄어들었다. 변환장치와 전기로도 각각 13.7%, 56.5%가 감소했다.
이처럼 상반기에 중전기기 수출이 부진했던 것은 국산 중전기기의 주요 수출국이었던 동남아에서의 수요감소와 가격경쟁력 상실이 주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출제품 가운데 비교적 금액비중이 큰 변압기의 경우 동남아지역 국가들의 경기침체로 건설경기 및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으며, 변환장치는 최근들어 저가의 대만, 중국산, 인도산 제품이 동남아시장에 밀려들면서 국산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고압기기나 발전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선진국에 비해 기술경쟁력은 열세지만 가격경쟁력이 있어 수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단순기술조립 품목인 인버터나 어댑터는 중국, 인도산에 가격경쟁력 면에서 밀려 수출이 부진하다. 전동공구는 그동안 미, 일, 동남아 등으로 편중된 수출시장이 남미, 중동 등 타 지역으로 다변화함에 따라 수출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최근 대만 및 일본 업체에서 투자한 동남아, 중국 공장에서 값싼 제품이 역수입되고 있으며 가격경쟁력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한편 수출현황을 지역별로 분석해보면 일본은 최근 엔화가 안정세로 돌아섬에 따라 그동안 한국에서 수입하던 변환장치, 전동기 등 일부 품목을 자국에서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수입처를 가격면에서 유리한 중국, 대만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GE 등 일부 업체에서 전동기, 전압조정장치를 한국업체로부터 OEM으로 수입했으나 최근 한국업체와의 OEM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상반기 수출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 대한 수출도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이 지역 국가들의 외환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설비투자 및 건설경기도 위축됨에 따라 전기기자재의 수입이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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