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美-日-유럽 차세대 전화 규격 합의 추진 배경

차세대휴대전화에서 그동안 대립해 온 미 일 유럽 3극이 협조노선으로 돌아 선 것은 금후 표준화에서 강경자세를 고집할 경우 독자 규격이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차세대휴대전화 표준규격을 둘러싸고는 미 일 유럽,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과 일본은 각기 독자 방식으로 평행선을 걸어왔다.

이 과정에서 NTT도코모가 개발하는 일본규격 W-CDMA에 대해 유럽의 주요 통신기기업체는 유럽 휴대전화규격인 GSM으로 구축한 인프라와 연계하는 것을 전제로 지지를 표명했다.

일정 부문에서의 일본과 유럽간 연대는 사실상 통신규격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차세대휴대전화 규격이 세계표준이 되는 데 커다란 견제역할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대로 어느 한 규격이 표준으로 결정되면 나머지 경쟁규격은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또 그 관련업체의 시장도 자국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미 일 유럽 통신기기업체들은 이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단말기 규격통일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단말기규격이 통일되면 통신기기업체로서는 자국시장을 열어야 하는 불이익도 있지만 반면 더 큰 세계시장을 상대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게 된다.

이에 따라 한 종류의 단말기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통신기기업체는 양산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며, 그 결과는 단말기가격은 물론 통신요금 저가화로까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또 주요 통신기기업체들이 이번에 규격통일을 추진하는 부문이 단말기에서 기지국까지로 사용자에게 직접 관계된 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 교환기 등 인프라 부문의 규격이 갈린다 해도 사용자들은 세계 어디서든 하나의 단말기를 들고 다니며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통신기기업체들간 협조 부문은 단말기이다. 앞으로 이것이 인프라부문 규격의 통일로까지 이어져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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