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수요냉각 대응 몸집 줄이기

얼어붙은 가전시장 수요가 하반기들어서도 좀처럼 해빙되지 않자 가전업계가 몸집 줄이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3사를 비롯한 가전업체들은 가전내수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 외환 및 자금시장 불안 등 경제 전반에 걸친 냉각상태가 심화되면서 가전수요도 상반기에 이어 더욱 냉랭,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5대 가전제품의 경우 지난달 25일 위성과외방송 개시에 힘입어 VCR 수요만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을 뿐 하반기들어 2개월간 가전내수 시장은 수요가 곤두박질쳤던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전체적으로 5%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들은 올해 경영수지가 악화되는 것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몸집을 줄이는게 최선이라고 보고 생산라인의 합리화는 물론 사업장과 지원부서의 슬림화에 더욱 힘쏟고 있다. 또 전자3사는 올연말쯤 경영 슬림화 및 집중화에 초점을 둔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생산라인의 신규투자 자제는 물론 간접부서의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데 연말쯤 간접부서와 인력의 비중을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축소하고 가전사업보다는 정보통신 사업쪽에 더욱 집중화하는 조직개편을 계획하고 있다. 또 가전사업 자체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양적인 시장점유율 경쟁보다 질적 성장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시장에서도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제값받기 정책을 고수해나가기로 했다.

LG전자는 올들어 일부 가전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는 방법 등을 통해 국내 생산구조를 합리화, 이를 수익성 확보와 연계해나가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하반기들어서도 가전제품 생산과 관련한 직간접 인력을 보충하지 않는 등 슬림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에어컨 등 수익성이 높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가전제품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기존의 방침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세부방안을 짜고 있다.

대우전자는 올들어 「국내 투자중단, 해외투자 확대」라는 기본정책에 따라 국내 본사에 대한 군살빼기를 계속 추진하고 있는 데 이어 하반기부터는 국내 시장점유율 경쟁에 연연하지 않고 해외시장에서의 판매확대 경쟁에 주력키로 했다. 특히 국내 영업인력 등 일선 전문인력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아래 대대적인 해외파견 교육을 실시중이다.

이밖에 해태전자, 동양매직, 아남전자 등 중견 가전업체들도 국내 시장수요는 물론 경영환경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데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기업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보고 경영조직 및 운영의 슬림화에 역점을 둔 몸집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윤재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