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전문업체서 대기업으로 PCB시장 재편 가속

국내 부품업계전반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쇄회로기판(PCB)업계의 구조개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다층기판(MLB)시장의 확대로 PCB산업이 대형투자를 동반하는 장치산업으로 자리를 완전히 굳히면서 중, 소전문업체 위주로 구성됐던 업계 판도가 풍부한 인적자원과 자금동원능력을 두루 갖춘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상반기 영업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LG전자, 삼성전기, 이수전자, (주)심텍 등 그룹계열 대기업들이 대단위 설비투자와 고부가 MLB사업에 영업력을 집중,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0%가 넘는 고성장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CB전문업체군에서는 각각 40%대의 고성장률을 기록한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이지텍을 제외하고는 지난 상반기에 고전을 면치못했던 새한전자(4.7%), 우진전자(12.4%) 등 일부 상장업체들을 포함해 대부분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10위권내 선발 PCB업체들의 판도변화가 갈수록 두드러져 지난 상반기에 매출 1천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LG전자가 업계 선두자리를 더욱 굳혀가고 있는 가운데 본격 사업 7년차인 삼성전기가 총 7백90억원의 매출로 7백73억원을 올린 대덕전자를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대형 설비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이수그룹계열 이수전자와 청방그룹계열 심텍도 고부가 MLB부문의 호조로 매출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어 지금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매출이 6백억원을 무난히 넘어서며 청주전자, 새한전자, 이지텍(PCB부문)을 따돌리고 코리아써키트, 대덕산업에 이어 6∼7위권에 들어설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노동집약형 품목이라 중소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던 연성PCB(FPC) 분야에서도 영풍그룹 계열사인 영풍전자가 대규모 설비투자와 일본 스미토모와의 기술제휴,수출증가에 힘입어 그간 이 시장을 주도해온 전문업체들을 추월,선두권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들이 자금력, 인적자원에다 계열사수요 확보와 수출에 유리하다는 여러 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전문업체들의 추격권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며 『자본력과 맨파워의 한계가 분명한 중소업체들은 점차 대기업과 정면경쟁보다는 틈새시장 공략으로 마케팅포인트를 전환할 수 밖에 없게될 것』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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