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상용서비스 예정인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들이 초기 단말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제품 공급사들은 오히려 출고 물량을 놓고 고심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초기 PCS시장을 놓고 기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이동전화 단말기 4사들이 아직까지도 생산물량을 놓고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신규로 이 시장에 참여한 팬택, 해태전자, 엠아이텔 등 조차도 아직까지 초기 생산량을 정하지 못한 채 시장상황만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지난 8월부터 PCS사업자인 LG텔레콤을 시작으로 이달 부터 한통프리텔, 한솔PCS 등 나머지 사업자들도 일제히 시범서비스에 들어감으로써 상용서비스 개시전 예약가입자가 60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제조사들이 PCS제품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초기 물량은 사업자들이 전체물량을 거의 싹쓸이 하다시피 구매할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CS 단말기 공급사들은 출고물량을 놓고 장고를 계속하고 있다.
우선 PCS 서비스사업자들이 조기 상용화에 나서는 바람에 단말기 공급사들이 제품에 대해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출고량을 확정치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단말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경쟁업체에 비해 몇대를 먼저 팔려고 무리하게 제품을 출시하다가 자칫 불량품이라도 나올 경우 전체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너무 크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PCS상용화에 대비해 현재 월 60만대인 생산량을 연말까지 1백만대 수준으로 끌어 올려 증설물량 가운데 월 25만~30만대 정도를 10월부터 공급키로 잠정 확정했다.
하지만 삼성은 초기 공급 물량보다는 제품에 들어가는 칩 등 부품확보와 제품의 안정화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으며 출고량은 나중에 가서 최종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PCS 단말기 시장 1위」자리를 노리는 LG정보통신은 9월 10만대, 10월부터 15만대 가량을 공급키로 잠정적으로 확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LG정보도 시장상황을 봐가며 월 30만대인 생산물량을 임의적으로 조절할 예정이고 오히려 설비의 안정화에 더 무게중심을 싣고 있다.
현대전자는 현재 월 3만대인 생산량을 5만대 수준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나 라인의 안정화 추이를 봐가며 월출고량을 2만내지 3만대 수준에서 확정키로 했다.
월 2만5천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맥슨전자는 내년 1.4분기 PCS출고량을 최소 2만대 선에서 공급한다는 방침만 세웠으며 현재 2개의 설비구축이 완료되는 연말가서야 출고량을 결정키로 했다.
후발업체들의 고민은 선발업체들보다 더욱 심각한 편이다.
아무래도 이들 업체들은 선발업체들보다 상당기간 늦게 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데다 사업자들의 가입자유치 추이와 선발업체들의 제품 출시동향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업체들은 초기 제품이 제대로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고액의 로열티를 주고 참여한 이 분야의 사업 자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선발업체들과 달리 더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팬택, 엠아이텔은 내년 초 월 5만대 수준을, 해태전자는 월 3만대 가량을 각각 공급할 예정으로 기술개발 및 설비구축을 활발히 추진중이나 예상외로 이같은 작업이 원활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공급량이 당초 예상치보다 밑돌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PCS 제품 공급사들의 출고량은 과연 어느 업체가 현재 불안정한 생산설비를 조기에 안정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따라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아니면 후발업체로 추락하느냐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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