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강혜련 통신원) 러시아 최대 국영 통신회사인 「스뱌지인베스트(통신투자)」의 주식 25%가 지난 7월 25일 실시된 공개입찰에서 러시아 「유넥심방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무스뜨꼼」에 18억7천5백만달러에 낙찰됐다.
이번 공개입찰은 비교적 공정한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루어졌다는 일반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발표된 이래 러시아에서는 언론을 중심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논란은 텔레비전 제 1채널(ORT)에서 세르게이 도렌꼬씨가 『유넥심방크는 러시아 전화체계의 혁신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낙후된 전화시설을 개선하는 데에는 스페인의 「텔레포니까」가 오히려 적절하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텔레포니카는 17억1천만달러를 써내 경쟁에서 패배한 컨소시엄의 한 구성원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투자안전센터」의 안똔 인슈띤씨는 『그것은 내가 본 가운데 가장 적절한 사유화』라고 말했고, 부총리인 보리스 넴쪼프 또한 『공개경쟁에서 패배한 자들의 불평에 지나지 않는다』며 『패배자들이 텔레비전에 나와 신경질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논전의 핵심은 「엘던 자본경영」의 필립 만두사씨가 말하듯이 『가격은 합리적이지만 적절하지 못한 진영이 승리했다. 그들 가운데는 전화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없다』는 것이다.
비판자들은 전화회사가 끼어있지도 않은 컨소시엄이 제대로 러시아 전화통신체계의 개혁을 이루어낼 것인지에 우려를 나타내는 반면, 러시아 정부를 비롯한 찬성자들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여러 가지이며 유넥심방크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쟁은 주무부서인 「국가사유화위원회」의 알프레드 코흐 위원장이 사임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스뱌지인베스트의 주식판매 결과를 두고 설전이 벌어지는 것은 그것이 러시아 전화통신산업의 개혁과 관련해 핵심적 중요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94년에 「스뱌지인포름(통신정보)」을 전신으로 설립된 스뱌지인베스트는 장거리 통신을 담당하는 「로스텔레꼼(러시아 전화통신)」을 비롯해 88개의 지역 전화회사들이 속한 국가소유의 독점적 전화회사이다. 회사 규모와 독점적 성격으로 인해 스뱌지인베스트의 미래는 곧바로 러시아 통신산업의 미래라고 일컬어질 정도이다.
현재 러시아 통신산업은 중첩적인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러시아의 거시경제적 불안정성과 중앙, 지방의 갈등이라는 전반적 상황은 다른 여타부문과 마찬가지로 통신산업의 전망 역시 불투명하게 만든다.
통신산업 자체에도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전국 통신체계의 정비와 관련된 것으로는 지역회사들과의 관계 설정을 들수 있다. 지속적으로 독립을 요구하는 지역회사들을 통일적인 틀로 묶어두어야 하는 것이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는 미납요금이다. 올해 제 1.4분기의 미납요금은 이미 6조5천억 루블에 이르고 있다. 미납자의 대부분이 국가기관(국방부 포함)과 대규모 사업체들이기 때문에 전화를 끊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전화회사와 지역 행정부 그리고 산업체들 간에 재정 및 권력구조가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수입과 지출의 배분도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이다. 스뱌지인베스트의 수입의 기본은 국제, 시외전화이다. 반면 지출구조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국제통화망은 일정하게 완성된 상태인데 비해 대규모 재원투자가 필요한 것은 농촌지역의 전화설비이다. 통일적이고 합리적인 요금체계 확립도 거론되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사실 정부는 스뱌지인베스트의 주식이 판매되더라도 여전히 이 회사를 직접 장악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다. 정부는 25%의 주식을 판매한 이번 공개입찰에 이어 내년에는 24%의 주식을 러시아 내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판매할 예정이다. 그래도 러시아 정부는 여전히 51%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실제 국가통신위원회의 끄루프노프는 스뱌지인베스트를 여전히 국가가 장악해 단일한 발전 전략의 틀안에서 통신산업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감안하더라도 새로이 등장하는 투자자들의 면면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은 불변의 사실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재정적 능력만이 아니라 장기적, 전략적으로 문제 해결에 참가하려는 진지함과 준비성을 새로운 투자가들에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에 연유한다. 일단 발을 내딛은 러시아 통신산업의 개혁작업이 이러한 열망을 반영하면서 진행될 수 있는 지는 이제 새로이 선정된 투자가들의 행보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국제 많이 본 뉴스
-
1
공중화장실 휴지에 '이 자국'있다면...“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
2
“인도서 또”… 女 관광객 집단 성폭행, 동행한 남성은 익사
-
3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체포…ICC 체포영장 집행
-
4
아이폰17 프로 맥스, 기존보다 더 두꺼워진다… “배터리 때문”
-
5
“하늘을 나는 선박 곧 나온다”…씨글라이더, 1차 테스트 완료 [숏폼]
-
6
중국 동물원의 '뚱보 흑표범' 논란? [숏폼]
-
7
가스관 통해 우크라 급습하는 러 특수부대 [숏폼]
-
8
애플, C1 후속 제품 개발 중… “2026년 적용”
-
9
정신 못 차린 '소녀상 조롱' 美 유튜버… 재판서 “한국은 미국 속국” 망언
-
10
애플, 스마트홈 허브 출시 미룬다… “시리 개편 지연”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