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일본 소액 전자결제서비스 속속 등장

일본에 인터넷 상에서 단돈 10엔도 결제할 수 있는 소액결제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이달 들어서만 노무라파이낸스, 니프티, 로터스 등 3개사가 잇따라 소액 전자결제서비스에 나섰고, 다음달에도 미국의 대형 전자화폐업체인 사이버캐시와 인텍의 자회사인 메타마트 등 2개사가 이 서비스에 착수할 예정이다.

물론 이전부터 일본에서는 유카드, 비트캐시, 아콤 등 3개사가 각각 「넷- 유(NET-U)」 「비트캐시」 「아코시스」라는 서비스명으로 소액 전자결제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선불방식(넷-유와 비트캐시)과 후불방식(아코시스)로 크게 대별되는 이들 기존서비스는 그러나 사용자가 물품을 구입할 때까지 절차가 까다롭고, 프로바이더에 대한 요금설정이 현실성이 없는 등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어 유효 결제수단으로 뿌리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새 서비스들은 기존 소액결제서비스에 비해 대체로 실용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앞으로 전자상거래(EC)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주목된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또는 새로 서비스에 나설 업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곳은 이미 미국에서 신용카드업체, 은행 등 상당수 금융기관과 제휴해 전자화폐서비스사업을 벌이고 있는 이 분야 최대업체인 사이버캐시이다.

사이버캐시의 일본법인에는 이미 현지 시중은행 7개사를 비롯해 총 9개의 금융기관이 자본참가를 결정한 상태여서 이 회사는 벌써부터 일본 전자결제서비스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이버캐시는 다음달 말을 기해 뮤직 COJP 등 현지 콘텐츠제공업체 20개사를 모아 인터넷 결제가 특징인 소액결제서비스 「사이버코인」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이버 캐시의 사이버코인은 월렛(전자지폐)을 사용해 인터넷 상에서 상품을 구입결제하는 선불방식의 결제시스템으로 사용자가 PC 상에서 전자지폐로 입금 지시를 내리거나, 바로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는 편리성이 특징이다.

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우선 사용자는 인터넷으로부터 전자지폐 전용소프트웨어를 자신의 PC에 다운로드해서 신용카드번호와 이름 등을 등록해야 한다.

이후 상품구입때는 미리 일정액의 코인을 신용카드나 예금구좌로부터 전자지폐에 입금해 둬야 하며(실제는 은행내 설치한 사이버코인 구좌에 불입한다), 콘텐츠를 구입할 때마다 이용한 만큼의 코인이 전자지폐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또 전자지폐는 네트워크로부터 다운로드해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나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 브라우저에 넣어 사용한다. 전용 CD롬을 필요로 하는 NET-U에 비해 사용자가 도입하기 쉽다.

이 사이버 코인이 일본에서는 일본어를 통해 제공되며 1회 25엔부터 월간 1만5천엔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사이버캐시는 이 서비스를 사용자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프로바이더의 수수료도 3%(5천엔 이상)에서 10%(1백엔 이하의 경우)내에서 낮게 설정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는 노무라파이낸스, 메타마트, 니프티, 로터스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공교롭게도 모두 통상의 신용카드와 같은 방법으로 결제하는 후불방식이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를 결제수단으로 할 경우 상품구입 때마다 여신조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때마다 7엔 정도의 여신수수료가 든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1회 거래금액을 3천엔 이상으로 설정하는 카드회사도 많이 있어 사실상 1백엔 이하의 소액결제에서 후불방식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후불방식 결제서비스 업체들은 이같은 문제들을 회원제를 통해 구매실적을 시스템으로 관리해 월 단위로 과금액을 집계, 청구하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노무라파이낸스가 노무라종합연구소와 함께 지난 6일 시작한 소액결제서비스 「마이다스」는 1회 10엔 정도만 이용해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서버 관리, 사용자의 신용조회는 노무라종합연구소가 맡고, 카드회사로의 대금 청구나 회원에 대한 패스워드 발행 등은 노무라파이낸스가 대행한다.

이 서비스는 수수료가 18%로 약간 높으나 콘텐츠를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서버에서 관리해 주기 때문에 프로바이더는 콘텐츠를 준비만 하면 된다.

메타마트의 경우도 마이다스와 마찬가지인 후불방식의 회원제 소액결제서비스 「전자시장」에 착수했다.

이밖에 니프티는 일본 최대 PC통신서비스인 「니프티서브」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WWW건수과금시스템」, 로터스는 로터스노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INS」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들 3개 서비스는 모두 프로바이더 수수료가 30∼50%로 높게 설정돼 있는 게 결점이다.

아직 일본에서는 인터넷 상에서 물건매매가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이버캐시의 일본 상륙을 비롯해 최근 잇따라 등장하는 소액결제서비스가 소액 콘텐츠 판매를 통해 전자상거래의 저변확대에 얼마나 기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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