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상용서비스를 앞둔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들의 바람몰이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시티폰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티폰 사업자들은 PCS측의 대대적인 홍보전에도 불구하고 시티폰 가입자 증가 추세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애써 태연함을 표시하고 있지만 물밑으로는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묘수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한국통신이 시티폰 서비스의 성격을 새로 규정해야 한다는 「역무변경론」을 직간접적으로 거론함으로써 시티폰 업계가 느끼고 있는 위기감의 크기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통신의 「역무변경론」이란 현재 발신전용휴대전화로 규정돼 있는 시티폰을 시내전화 부가서비스로 역무를 바꾸자는 이야기다. 시티폰이 시내전화 서비스에 포함되면 시티폰 이용요금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역무변경론의 핵심이다.
역무를 변경한다고 해서 일반 유선전화와 동일한 요금체계를 갖추기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전파사용료, 접속료, 기지국사용료 등 시티폰사업자들의 3대 원가요인이 사라지면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요금구조를 갖게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같은 역무변경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안일 수 밖에 없다. 역무의 변경은 시내전화 사업자가 아닌 지역 시티폰 사업자들에게는 사업권 반납으로 직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통신의 역무변경론에 지역사업자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발끈하고 있다. 지역사업자들은 역무변경론의 이면에는 지역사업자들의 사업권 반납, 더 나아가 한국통신의 지역사업자 설비 인수 등 한국통신의 일방적인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업자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논리에 일부 동조하는 분위기도 있다.
수도권 시티폰 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고 『망운영은 한국통신이 하고 015사업자들이 영업을 맡는 분업형태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역무변경론은 당장은 실현하기 힘든 공론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같은 극약처방까지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요즘 시티폰 업계의 분위기다.
시티폰 신규가입자 동향은 사실 큰 변화가 없다. 시티폰 가입자 수는 지난 21일 50만명을 돌파했다. 8월 한 달 동안 가입자가 10만명 정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PCS 상용서비스가 눈 앞에 다가오면서 시티폰 사업자들은 속이 타고 있다.
사업자들은 당장은 가장 최근에 나온 처방인 시티폰 임대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밖에도 공중전화에서처럼 시티폰 기지국 자급제를 실시하거나 시티폰 데이터통신 요금을 할인해 무선데이터통신용으로 확산하는 방안, 가정용 기지국 할인판매, 청소년층에 시티폰 붐을 일으키기 위한 대대적인 판촉활동 등 다양한 활성화 정책이 속속 구상되고 있다.
시티폰 사업자들이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시티폰 무용론을 극복하고 당당한 이동통신 서비스의 하나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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