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강판가격이 상반기에 이어 또다시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과 공조기기 원자재의 1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냉연강판 가격을 포항제철, 연합철강, 동부제강 등 공급업체들이 지난 상반기에 3% 이상 올린데 이어 하반기에도 최고 9%까지 인상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3사를 비롯한 가전업계는 시장수요 침체와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경영수지를 개선하기가 더욱 힘들게 됨은 물론 이 여파가 중소부품업체들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전업계는 특히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는 포항제철이 철강경기 회복에 따른 수입강판의 인상을 이유로 들어 강판값을 다시 올리려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다른 뜻이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상반기중 강판가격 상승으로 연간 10억원 정도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된 데 이어 최근 연합철강이 강판값 인상을 공식 요청하는 등 하반기에도 7% 이상의 강판 가격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연간 1만2천톤을 사용하는 냉장고의 경우 강판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2%에 달해 1.2% 정도의 소비자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이를 판매가격에 반영해야 할지, 자체 흡수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LG전자도 강판구매량이 연간 1천2백억원 규모로 이중 포철 구매량이 80% 이상에 달하고 있는데 포철측이 하반기에 또다시 강판값을 인상할 경우 연간 60억∼80억원의 원가상승 부담을 생기게 된다는 점 때문에 걱정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강판구매량의 30%를 차지하는 연합철강과 동부제강이 이달초 출하분부터 9% 정도 인상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 올해 구매계획을 잡아놓은 5백70억원 규모의 강판중 70%를 차지하는 포철이 하반기에 9%를 올릴 경우 연간 10억원 규모의 원가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중소 부품업체들은 전자3사 등 세트업체들이 그렇지 않아도 가전제품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부품공급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판에 이번에 강판가격이 오르게 되면 원가부담 분산을 내세워 또다시 부품가격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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