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거의 해마다 언론에서 발표하는 것 가운데 하나로 「히트상품」이라는 게 있다. 그해에 가장 많이 팔리거나 인기가 있었던 제품이 꼽힌다. 자사의 제품이 히트상품에 선정되면 마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이라도 딴 것처럼 광고한다. 더러는 히트상품에 선정된 후 집중적으로 홍보돼 명실상부한 히트상품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히트상품에는 잡음이 많다. 뽑히지 않은 업체들이 주로 객관성, 공정성의 부족을 이유로 불만을 늘어놓는다. 그것을 선정하는 협회나 언론사의 잣대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선정 주체가 다양한데도 뽑히는 제품이 거의 일치하는 것을 보면 잣대가 그리 엉터리는 아닌 듯하다.
이와 성격은 좀 다르지만 가전제품 매출을 어느 정도 공식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 가전업체들이 증권감독원에 제출하는 보고서다. 이것을 보면 어떤 업체가 반기(半期)나 한해 동안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곧 어떤 회사의 제품이 인기인지, 또 시장을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매출액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회사의 이미지이며 소비자의 반응을 반영하는 거울이 된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래 전부터 치열하게 1위 다툼을 벌여왔다. 세인의 이목은 80년대까지만 해도 선발업체인 LG를 삼성이 얼마나 뒤쫓아가느냐였으나 최근에는 누가 선두인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컬러TV, VCR,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5대 품목을 가지고 볼 때 삼성전자가 승리, 1위로 부상했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엔 LG가 삼성을 따라잡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증감원 보고에서 세탁기와 전자레인지가 매출액의 5%를 차지하지 않는 품목이라며 그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대신 많이 팔린 에어컨 실적을 내놓아 전통적인 5대 품목을 가지고 판매랭킹을 매기는 일은 불가능해졌다. LG는 이제 5대 품목의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고 조장하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그 실적이 부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하고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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