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방송] 월트디즈니, 어린이 라디오청취자 공략나섰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라디오 채널은 돈벌이가 된다.」

미국내 4대 지상파 방송사중 하나인 ABC를 인수하며 멀티미디어왕국을 꿈꿨던 월트디즈니가 수십년간 라디오에서 소외됐던 12세 이하의 청취자에 대한 공략에 나섰다.

ABC를 인수함으로써 미국내 제2위의 라디오 방송망을 갖게 된 월트디즈니가 「We are all ears(우리는 미키가족)」이라는 슬로건 아래 어린이 대상의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수익성도 갖출 수 있고 광대한 미디어제국의 확장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어린이 채널로 달성하려는 월트디즈니의 의도가 엿보인다.

월트디즈니는 지난해 11월 4개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시험방송을 완료한 AM라디오 방송을 전국적으로 확대, 어린이 라디오 분야에 진출하기로 했다. 월트디즈니는 어리이 라디오 채널을 위해 이미 1억5천만달러를 투자했으며, 24시간 음악, 퀴즈, 청취자전화 등의 내용을 위성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2년내에 75개 지역방송국을 통해 방송할 예정이다.

미국내 방송 관계자들은 라디오 디즈니가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했던 틈새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한 것 같다고 분석하며 선발주자들과는 분명히 대조적인 행보라고 보고 있다.

「키드스타」(Kidstar Radio)의 경우 3개 시장에서 방송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지난 2월에 문을 닫았으며, 92년 방송을 시작한 CBC(Childrenb@s Broadcasting Corporation)의 Aahs월드라디오(Aahs라디오)의 경우는 청취자들과 광고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형편이다.

월트디즈니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어린이 광고시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린이들은 선물과 용돈으로 연간 1백70억달러를 사용하고 있고 잠재적으로 부모들에게 연간 1천7백20억달러 이상을 쓰도록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월트디즈니는 어린이 대상 마케팅 비용중 94%상당이 TV에 투자되고 있으나 4천만명의 어린이 시청자를 잡기 위한 TV의 노력은 느슨했던 사실에 주목하는 한편, 12세 이하의 어린이중 91%가 매주 라디오를 듣는다는 연구결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선발방송사인 Aahs라디오는 이미 가능성을 확보한 상태이다. Aahs라디오는 시청률 조사기관의 도움 없이도 단순한 현장 프로모션과 청취자 전화통계로 광고주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상태로, 특히 부모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Aahs라디오를 끌고 있는 CBC의 달회장은 거대자본력을 소유하고 있는 라디오 디즈니와의 경쟁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라디오 디즈니와 공존할 시장은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Aahs라디오는 디즈니라디오와의 경쟁에 대비, 기선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Aahs라디오는 이미 디즈니라디오가 Aahs의 형식을 훔쳤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Aahs라디오는 지난 95년 11월 ABC 라디오 네트웍스와 제휴를 시도했으나 두달뒤인 지난 96년초 디즈니가 ABC를 인수하자 이 계약을 취소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때 디즈니가 자신의 아이디어 및 형식을 훔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Aahs라디오는 최소한 디즈니라디오와의 소송으로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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