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가전 뉴리더 (40);삼성전자 환경기술그룹

「환경문제의 해결사.」

삼성전자 생활시스템연구소 산하의 환경기술그룹(팀장 문정호 수석연구원)은 이같은 별명에 결코 손색 없는 팀이다.

회사의 어느 곳이든 환경 문제가 발생하면 이 팀은 명확한 해결책을 갖고 나타난다. 또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발생할 환경문제도 미리 예측해 그 대안을 내놓는다.

열명의 팀원들은 저마다 환경문제에 관한한 해결사임을 자임하고 있다.

이 팀은 지난 93년 9월에 생겼다. 「ISO-14000」으로 대표되는 셰계적인 환경규격에 대응해 친환경상품의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환경기술연구팀」으로 시작했는데 그 기능을 전사적으로 확대할 필요에서 이름을 지금의 「환경기술그룹」으로 바꿨다. 팀원도 4명에서 현재 10명으로 늘어났다.

스태프부서인데다가 환경에 대한 인식이 낮은 탓에 이 팀은 밖에서는 물론 삼성전자 내에서도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의 눈으로 보면 이 팀이 그동안 벌여온 활동은 매우 눈부시다.

「ISO-14000」의 핵심인 전과정영향평가(LCA)기법을 자체 개발해 실용화 단계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에서 이 기법을 외국업체의 도움없이 독자 개발한 것은 이 팀이 처음이다.

또 환경대응설계(DFE)에 필요한 다양한 설계기법을 확보, 거의 모든 가전제품의 설계와 생산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TV 등에 적용한 결과 제품 감량화, 부품수 절감, 생산성 행상, 리사이클링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렇지만 이 팀은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 보다 환경에 대한 사내 인식이 달라진 것을 더욱 큰 성과로 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전제품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죠. 그런데 이제는 제품 설계자는 물론 사업부 관계자들도 제품을 만들 때 환경영향을 고려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동안의 변화에 대한 문정호 팀장의 말이다.

여기에는 임직원에 대한 환경기술 교육을 강화하고 전사적인 협의체를 만든 환경기술그룹의 역할이 매우 크다.

삼성전자에는 현재 각 사업부에서 환경설계를 담당한 간부급으로 구성된 「환경대응설계기술위원회」가 있다. 매달 한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환경기술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개선사례를 발표하는데 환경기술의 수준과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있다.

환경기술그룹은 현재 LCA부문에 5명, 환경대응설계부문에 4명의 연구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이를 바탕으로 한 설계기법의 연구 개발에 주력해온 셈이다.

문정호 팀장은 앞으로 연구원을 보강해 연구개발의 분야와 기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중점적인 연구개발 대상은 친환경 소재의 개발과 유해물질의 배출하지 않는 기술, 그리고 폐가전제품을 처리하는 기술 등이다.

또 제품 설계자가 LCA와 DFE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들 프로그램을 전사적인 생산시스템과 연계해 전자소그룹이 추진하는 제품녹색화경영의 툴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문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자동차회사인 볼보는 협력업체로부터 받는 납품서에 의무적으로 LCA평가결과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의 선진 전자업체들은 이미 제품설계 단계에서부터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각사 고유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비록 출발은 늦었어도 앞으로 수년내에 선진업체에 전혀 뒤지지 않는 환경설계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게 삼성전자 환경기술그룹의 목표다. 이 팀이 해온 일을 보면 그 목표를 달성할 때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것 같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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