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월드] 인터넷 이용자에게도 몰래카메라

최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 화장실에 설치된 몰래 카메라는 설치된 곳이 전혀 의외의 장소라는 점도 충격적이었지만 첨단기술은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는 충격적 사실을 일반인들에게 알려준 사건이었다.

그레이스백화점의 경우는 현실속의 사건이지만 사이버 공간인 인터넷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통신상에서도 예의 몰래 카메라와 유사하게 인터넷 사용자의 간단한 신상정보가 공개적으로 전달되고 사용자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인터넷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용자의 개인 자료를 알아내는 것은 월드와이드웹이 사용하는 웹 서버 프로토콜이 사용자간 일정자료를 공유하는 방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즉 서버 컴퓨터에 인터넷 사용자의 클라이언트 컴퓨터가 접속되면 자동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일부 환경이 전달되는 것이다. 이 때 접속자의 IP 어드레스와 국가, 인터넷 브라우저의 종류와 버전, 호스트컴퓨터 종류 등이 전달된다. 윈도NT를 사용하는 시스템의 경우에는 사용자의 계정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전달된다.

인터넷 음란 사이트에 한국인이 많이 접속한다는 사실도 이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또 브라우저 개발사들이 시장 상황이나 점유율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인터넷의 이같은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한사람이 여러 이름으로 등록해도 통하지 않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인터넷 사용자들이라면 적어도 자신이 접속하고 있는 사이트의 웹 마스터는 마음만 먹으면 접속자들의 대략적인 기초자료에서 취향까지를 꿰뚫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회사내에서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분석, 감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CINCO 네트웍스사에서 개발한 「넷X레이」는 네트워크 세그먼트들에서 돌아다니는 자료인 패킷의 수치와 종류를 분석해주는 소프트웨어. 즉 라우터 내부에서 사용되고 있는 세그먼트들의 인터넷 사용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한 프로그램이다.

네트워크 기술이 총집약된 이 소프트웨어는 네트워크의 활용정도에서 접속시간대, 입출력되는 자료까지도 거의 완벽하고도 정확하게 분석해내는게 특징. 각각의 세그먼트의 하드웨어 종류는 물론 패킷의 움직임과 크기 등도 순식간에 파악된다.

물론 현재 사용되고 있는 프로토콜의 분포, 즉 FTP나 텔넷, POP, SMTP, HTTP 등 내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분석해주는 기능도 갖고있다. 한시점에서 회사원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월드와이드웹을 접속했는지, 접속했으면 어느 사이트를 보고 있는지, PC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인터넷 FTP서비스를 이용해 어디에 접속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파일을 다운로드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소프트웨어는 주된 기능인 회사내 네트워크 운용에 대한 분석외에도 종업원들이 일과시간에 인터넷으로 즐기는 「다른일」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어 자칫 인터넷에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조지 오웰이 동물농장에서 표현한 빅 브라더는 이제 첨단기술을 등에 업고 사이버공간에까지 등장하는 판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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