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방송에도 디지털시대

시대의 어두움에도 대학인들의 아픔과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노력했고 때로는 학생들의 꿈과 낭만을 표현하며 캠퍼스 곳곳에 울려퍼졌던 대학방송이 전환기에 서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국의 대학방송국들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과제는 기존의 들리는 방송에서 보이는 방송으로 변화시키는 것.오디오 방송부터 비디오,인터넷 방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학우들에게 다가서는 것이 이들의 지향점이다.

현재의 아나로그 체제를 디지털로 전환시키는 작업도 변화의 또다른 축이다. 학우들과 함께 하는 양방향 방송을 위해 디지털은 기본 토대이며 정보화의 흐름에 발맞춰 대학방송도 이제 디지털로의 이행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약 1백40개 대학방송국 중 현재 디지털로의 전환을 추진중인 데는 1백20여 곳.이 중 1백여개 대학방송국이 이미 준비이상의 단계로 파악되고 있다.

부산 동아대를 비롯,숙명여대,한양대,중앙대,동국대,경희대,경북대,영남대,부산외국어대,전북대 등 20여개 대학은 이미 교내 비디오 방송을 실시 중이다.숭실대와 한남대,대전대 등 정규 비디오방송을 목전에 둔 대학까지 포함하면 30여개 대학이 보이는 방송으로 전환,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방송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인 셈이다.

비디오방송 뿐 아니라 인터넷 방송을 준비 중인 학교도 여럿인데 빠르면 올해 안에도 대학생들이 만든 인터넷 방송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앞세워 인터넷 방송을 준비 중인 대학방송국은 안양대를 비롯,숙명여대,숭실대,단국대,한국해양대,충북대 등 10여개곳이다.이 중 숙명여대와 안양대등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고 인터넷 방송에 한층 다가선 대학도 여럿이다.

이들 대학방송국들은 국내 인터넷 독립방송국의 실무자를 초청,인터넷 방송 관련 강의를 듣기도 하고 학내 컴퓨터그래픽 동아리와 프로그램을 공동 제작하는 등 다방면의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방송국 내부적으로는 별도의 팀을 구성,방학 중에도 국원들 대상의 디지털 방송 관련 세미나와 각종 실습을 실시하는 등 변신을 위해 가속페달을 쉬지 않는다.이들에게 이번 여름방학의 경우 방학이라기 보다는 놓쳐서는 안되는 변신의 기회다.

국내 대학방송에 이같은 [전환론]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0년 광주항쟁부터 87년에 이르는 「언론의 암흑기」에는 대학방송이 검열과 감시를 피해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지만 90년 들어 좌우이념대립이 완화되고 대학문화가 세분화되면서 방송 또한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된 것이다.

특히 최근 1~2년새 인터넷을 비롯한 디지털 매체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올해들어서는 [디지털 방송론]까지 대두,대학가를 강타하고 있다.

TV나 인터넷 방송 뿐 아니라 기존의 오디오 방송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매체의 모색이 시급하며 시대에 뒤지지 않는 대학방송을 만들기 위해 한시가 바쁘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이들 대학방송국들은 의욕과는 달리 학생이라는 신분과 장비 구입을 위한 예산 조달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답게 이상은 디지털 방송을 향하고 있지만 현실은 시설과 장비가 모두 열악한 대학 방송반 수준에 머문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학 정보화와 맞물려 대학방송에 대한 대학측의 관심과 디지털 장비 구입을 위한 예산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들에게 가뭄끈에 단비격인 엄청난 희소식이다.

내년부터는 인터넷 방송을 비롯,여러 형태의 디지털 방송을 선보이겠다는 이들 대학방송인들의 의지가 어떻게 실현될 지 주목된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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