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기반 컴퓨터지원설계(캐드) SW 국내최대 공급자인 오토데스크코리아(대표 김일호)가 회계연도중 조직개편을 추진중이어서 그 배경과 향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토데스코리아는 이달 초 가진 대리점, 마스터딜러, 딜러 등 영업조직(채널) 사장단 회의를 통해 오는 9월 1일부터 새로운 조직에 의한 영업에 나설 방침임을 분명히했다.
연말에 다음해 영업조직을 발표하고 2월 1일부터 이에 따른 새로운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오토데스크코리아가 회계연도 중에 전면적으로 영업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93년 지사설립 이래 처음있는 이례적인 일이다.
오토데스크코리아의 조직개편은 이 회사가 PC용 캐드시장에서 아직까지 절대적인 강자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오토데스크코리아측이 밝힌 영업조직(채널) 개편내용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기존의 대리점인 큐닉스 외에 삼테크를 새로이 대리점으로 추가하게 된다. 또 기존의 마스터딜러와 딜러사 간에 차이를 두었던 오토캐드 제품공급가를 딜러사 공급가로 인상 조정해 일원화한다.
이와 함께 오토데스크코리아 내부의 대외영업 및 기술지원 조직도 강화, 건축, 지리정보시스템(GIS)와 기계, 멀티미디어 전담이사를 두기로 했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영업조직의 변경은 오토데스크 본사의 산업별 전문시장 육성정책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즉 작년 하반기에 오토데스크 본사가 표명한 기계, 건축, 멀티미디어, GIS 등의 각 산업분야별 전문시장 공략정책(버티컬 마켓 확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토데스크코리아는 본사가 올 11월부터 건축전용 패키지와 기계용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오토데스크코리아의 회계연도 중 영업조직 개편배경에는 기존 조직으로써 내년부터 본격화될 버티컬 마켓을 공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기존 GIS와 기계용 캐드 외에 건축용 및 새로운 기계용 제품이 모두 확보되는 올연말 이후의 시장을 대비한 포석인 것이다.
오토데스크코리아는 가격정책 일원화 배경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스터딜러들이 용산상가에 제품을 밀어내기식으로 판매해와 유통질서에 혼란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마스터딜러와 딜러사 간 공급가격이 차별화한 지난 6개월 동안 오토캐드 제품사용자들이 딜러 보다는 상대적으로 제품을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마스터딜러에 몰린 것도 이번 가격 일원화정책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오토데스크코리아측은 『오토캐드 R14부터는 제품가격이 인상돼 사실상 딜러와 마스터딜러 간 가격을 평준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상을 종합할 때 오토데스크코리아가 회계연도 중 조직개편 및 가격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경기불황에 따른 전열 재정비 및 내년도 대비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또 한편으로 오토데스크코리아 정책이 반년 만에 번복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오토데스크코리아로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경기불황 속의 전열재정비라는 대의명분이 있긴 하지만 영업조직의 결속력과 관련해 어떤 변수를 낳을 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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