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케이블TV 전송망 구도 바뀐다 (2);유선망의 가능성

이번 2차NO(전송망사업자)사업에서 가장 큰 잠재력을 갖춘 사업자는 한국전력과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이다. 이는 HFC(Hybrid Fiber Coaxial)망이 갖는 특징과 지역 사업자가 갖는 장점 등에 근거를 두고 내린 분석으로 경쟁사업자들도 어쩔 수없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특히 중계유선방송사업자보다는 한국전력이 2차 NO사업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한국전력은 이번 2차 NO지정결과에 대해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선사업자인 SK텔레콤이 12개구역을 선택, 최고득점함에 따라 나머지 12개구역(SK텔레콤의 비선택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11개구역에서 SK텔레콤에 이어 차점자의 지위로 NO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이 1위를 차지한 성남, 안산, 의정부권을 비롯한 12개구역에서 중계유선방송이 강세를 보이는 성남권을 제외하고 7~8개 사업구역은 인구밀도가 높고, 가입자군이 다수 포진한 도시권 중심으로 이뤄져 사업전망이 비교적 밝은 편이다. 차점을 차지한 구역 역시 최고득점 업체와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전력은 만족하고 있다.

당초 한국전력은 「차점자의 NO구역은 중계유선 NO지역을 제외한다」는 점에서 사업추진을 크게 우려했으나 결과는 기우에 그쳤다. 고양 등 수도권 5개구역에서 중계유선방송의 NO지정이 이뤄지지않아 최고득점자인 SK텔레콤과 똑같은 조건에서 SO를 상대할 수 있게 됐다. 원주, 서산, 나주, 김제, 울산, 안동권 등 나머지 6개 차점구역도 나주와 안동권만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NO로 지정됐을 뿐이다.

따라서 한국전력의 고민은 무려 23개 구역에서 영업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당수 구역에서 차점을 차지하고, 중계유선방송이 NO로 우선 지정됐다면 사업대상에서 우선적으로 제외하는 구역이 상당수 있었을 테지만 이번 지정에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투자비와 수익성, 그리고 공기업으로서의 의무와 전력사업 선진화, 1차SO구역과의 망관계 등 주요변수를 면밀히 검토하고, 최종 사업계획을 이달 중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2차 NO사업의 핵심변수인 예산과 관련해 한국전력측은 『1차SO구역에서 2천4백억원을 투자했던 전례에 비추어 광역화구역인 2차SO에선 3천억원을 넘는 범위에서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SO와의 관계에 대해 독점NO를 지정해 주기 희망한다고 밝혀 이 부분과 투자비가 SO와의 계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했다. 물론 한국전력은 수익성만 우선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도농복합구역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고려할 것임을 내비쳤다.

또 다른 유선망사업자인 중계유선NO 가운데 최대의 수혜자는 성남권 전역을 지정받은 성남네트워크이다. 이 회사는 성남권 SO로 허가받은 성남유선방송과 제휴할 것이 확실시된다.

성남을 제외한 나머지 중계유선NO들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고 있다. 안산유선방송, 경기유선방송, 동두천유선방송, 경산종합유선 등 몇몇 중계NO는 자본력을 갖춘 상태이어서 한국전력이나 유무선혼합 NO와 대등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 중계유선NO는 그 활동여부가 앞으로 2차SO의 관계설정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계NO들은 자본력이 떨어지는 편이나 도농복합구역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해당구역SO의 사업전개상의 문제점과 맞물려 NO활동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차SO사업에 불참한 이들 중계방송유선사업자 대부분은 SO와의 관계여부와 SO구역의 지역적 특성, NO의 전략적 선택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앞으로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중계유선NO가 차점자의 위치에 있는 NO, 특히 유, 무선혼합방식을 제안한 NO에 대해서는 상당한 제약요인을 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안산권, 의정부권, 공주권, 충주권, 나주권, 김해권, 경주권, 안동권에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중계유선NO와 유, 무선혼합NO가 전략적인 제휴를 맺을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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