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음반사 사업 부진

최근 1,2년 전부터 음반 기획,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음반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소프트, 제일제당, 세음미디어, 금강기획 등 대기업 음반사들은 올 상반기 평균 3,4종류의 가요음반을 출시했으나 대부분 3만장 이하의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매출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대기업의 음반출시량 및 판매량은 외국 음반직배사 및 중견음반사들이 월 평균 3,4종류의 타이틀을 출시해 평균 3개월마다 1,2종류의 타이틀을 10만장 이상 판매하는 실적과 비교할 때 극히 저조한 성적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자체 음반 기획, 제조보다는 단기간내에 매출실적을 올릴 수 있는 유통사업과 중소 음반사와 음반 위탁기획 및 제작(PD메이킹) 계약방식에 의한 위탁판매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소프트는 올 상반기 「69캐딜락」이라는 가요음반 1개를 출시, 특별한 매출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구보에 의해 사업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 LG의 음반사업은 기존에 음반사업을 펼치던 LG미디어가 LG소프트웨어와 통합, 지난 1월에 LG소프트로 출범하면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LG소프트는 기존 음반사업이 적자에 허덕이자 올초 전략 TFT팀을 구성해 상반기 내내 음반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음반사업의 지속성 여부를 점검하는 홍역을 치렀다. 이 회사 음반영상팀의 한 관계자는 『올초 경영진이 음반사업의 사업성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등 내부적인 고충이 많았으나 음반사업을 지속하는 것으로 결정돼 앞으로 가요음반을 중심으로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음반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제일제당 역시 올 상반기에 5개의 가요음반을 출시했으나, 표절곡으로 판정된 이민규의 「아가씨」 이외에는 별다른 판매량을 보이지 못하고 10억여원의 매출를 거두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 회사는 당초 전속 신인가수를 중심으로 작품성 위주의 음반사업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매출실적이 크게 부진해 하반기부터는 중소 음반기획, 제작사에 자본을 투자하는 PD메이킹 방식의 음반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대우그룹의 음반 및 비디오 자회사인 세음미디어는 작곡가 김형석씨의 프로젝트 앨범 「ACE」 등 3개의 음반만을 출시, 올 상반기에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이 회사는 최근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씨네하우스극장 내에 음반소매 직영점인 시네뮤직마트 5호점을 개설하는 등 음반유통사업에 치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올초 음반사업에 참여한 현대그룹 계열의 금강기획이 상반기에 「컬트 2집」 1개 음반만을 출시했다.

대기업 음반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음반사들이 별다른 타이틀을 출시 못한 채 고전하고 있는 것은 자체 기획, 제작한 음반판매량의 부진과 함께 침체돼 있는 국내 음반시장과도 밀접히 관련돼 있다』라며 『앞으로 대기업 음반사들은 위험 부담률이 높은 음반기획, 제작보다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유통사업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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