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플 아멜리오 회장 사임

길버트 아멜리오 애플 회장이 취임 1년 5개월여만에 최고경영자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영의 귀재」로 불렸던 아멜리오회장도 침체 늪에 빠져 있는 애플을 건져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위기의 내셔널 세미컨덕터를 정상화시켰던 전력이 애플에서는 제대로 먹혀 들지 않았던 것.

결국 그는 지난 6월에 마감된 애플 회계년도 3.4분기에서 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발표를 앞둔 가운데 기술부분 수석부사장인 엘런 핸콕과 함께 이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리를 떠났다.

새회장을 선임할 때까지는 프레드 앤더슨 수석부사장겸 최고재정책임자(CFO)가 회장임무를 대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마이클 스핀들러의 뒤를 이어 취임한 아멜리오회장은 행로는 처음부터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심각한 재정난,매킨토시의 시장점유율 하락,추락하는 주가등 어느 것 하나 희망적인 지표라곤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업무를 시작한 그는 1년안에 회사를 정상화시켜 놓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며 진군의 나팔을 불었다.두차례에 걸친 대대적인 기업재구축(리스트럭처링)과 감원,OS사업 강화를 위한 넥스트 인수,인터넷 전략 보강,제품군의 일대 정비등 기업의 몸집을 최대한 줄이고 시장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그러나 그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재정은 계속 큰 폭의 적자를 면치 못했고 점유율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 1년반동안 애플의 적자폭는 16여억달러로 불어났고 투자가와 주주들의 높은 불만을 산것도 당연한 결과가 되었다.

결국 아멜리오회장은 지난 1년 5개월동안 써온 처방책의 효력을 보지도 못한 채 불명예스런 퇴진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말 넥스트 합병과 함께 고문역으로 애플에 복귀했던 스티브 잡스가 신임회장을 물색하는 동안 이사회와 경영진에 대해 역할이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져 향후 권력구도가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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