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직배사들, 대여금 수익분배제 도입 검토

국내에 진출한 외국 비디오직배사들이 대여비디오분야에서 「수익분배제(revenue share)」도입을 검토중이다.

최근 월트디즈니,CIC등 비디오직배사들은 현행 비디오테이프 판매가를 극장개봉작 기준 2만2천5백원에서 최소 생산비인 5천원이하로 낮추는 대신 테이프회전율에 따라 추후에 제작사와 비디오숍이 일정비율로 수익을 나누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수익분배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비디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재고누적과 밀어내기,꺽기등 편법영업을 통한 과열판매경쟁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디오업계의 장기불황으로 인해 숍들의 구매력이 현저히 저하되었음 에도 대기업들의무리한 판매경쟁때문에 30%내외의 반품이 이루어지고 있으며,숍들도 산업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재고테이프의 누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익분배제도가 도입될 경우 제작사들이 테이프 대여를 통한 이익의 일정부분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편법영업을 지양하고 출시작의 흥행성에 따라 적정 물량만을 판매하게 되어 비디오업계의 전반적인 물류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디오숍역시 신작구매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현재 액션흥행작 위주로 편중되고 있는 기형적인 구매패턴을 조정함으로써 드라마,에로물,스릴러,코믹물,아트필름 등 다양한 장르의 테이프를 구비,건전 비디오문화의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서는 이미 5년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되어 현재 80% 이상의 비디오숍이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 홍콩,호주등지에서도 적극적인 도입 움직임이 일고 있는 등 비디오 수익분배제는 아시아권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미국의 경우도 현재 일부지역에서 테스트마켓이 실시되고 있다.

비디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제도를 시행할 경우 무자료거래의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한 제작사들의 초기부담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비디오테이프에 바코드를 부착하고각 숍에서 바코드 입력기를 통해 이를 읽어들여야만 1회 시청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비하는 것이 수익분배제의 전제조건이 된다는 것이다.현재 국내에는 이러한 바코드 시스템이 없기때문에 제작사들은 대만등지에서 이를 수입해야하고 비디오숍의 바코드입력기 설치비용도 상당부분 부담해야 하는 형편이다.

월트디즈니측은 이같은 초기투자비용을 감안, 매장평수와 구매력 등을 기준으로 시범숍을 선정해 테스트 마켓을 실시할 것을 계획중이며 CIC와 폭스 역시 이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비디오업계에서는 물류비용 감소를 위한 방안으로 수익분배제도의 도입을 일단 환영하면서도 테스트마켓이 대형숍위주로 진행될 경우 전국 1만 5천여 비디오숍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형숍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이에대한 대책및 제도도입을 위한 운영기술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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