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경기불황의 여파로 인해 우리나라 전자산업도 올상반기 동안 수출과 내수 모두 침체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관련업계가 발표한 전자산업 상반기 경기동향 자료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0%가 감소한 2백11억달러로 집계되고 있으며 내수는 정보통신분야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가전제품의 보급포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7.7%의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산은 작년 상반기에는 13.4%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불과 2.9%의 저성장에 머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상반기 전자산업 수출부진의 주요인은 우선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안고있는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와 상반기동안 계속된 엔저현상 그리고 반도체 D램 등을 포함한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하락 등이 꼽히고 있다.
이같은 수출부진과 함께 내수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자제품의 수입은 소형 가전제품과 중대형 컴퓨터 등 정보통신 관련제품의 수요증대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0%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돼 수출실적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주요산업별 실적>
주요 산업별 경기동향을 살펴보면 가전산업의 경우 상반기 수출실적과 내수판매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6.9%와 7.7%의 감소했으며 생산 역시 수요부진과 수입물량 증가 등으로 인해 5% 정도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산업의 수출부진은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수요저조와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실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내수시장의 침체는 이미 가전제품의 보급률이 한계점에 도달한 데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급속하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초대형 할인매장의 등장으로 전자제품의 가격파괴 현상이 일반화되고 저가의 외산 가전제품의 수입이 급증한 것도 내수경기를 얼어붙게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전산업이 이처럼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무선통신기기와 컴퓨터 주변기기 등 정보통신 제품들을 포함하고 있는 산업용 전자제품 분야는 상반기 동안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산업용 전자제품은 올상반기중 약 47억달러를 수출, 전년동기에 비해 23.4%의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내수시장은 24.5% 늘어난 약 2조6천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용 전자제품 중에서 주요 품목별로는 상반기 실적에 대한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이동전화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발신전용휴대전화(CT2) 등 신규통신의 수요증가로 무선통신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컴퓨터 보급확대 등에 힘입어 컴퓨터 주변기기 시장이 크게 성장한 반면 데스크탑 PC와 프린터 등 일부 품목의 성장세는 저조했던 것으로 조사돼 대조를 이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격하락과 수요감소, 그리고 생산물량 조정 등의 여파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수출액은 88억7천만달러 규모로 전년동기에 비해 14.0%나 감소했으며 내수와 생산 역시 각각 9.2%와 11.7% 감소, 3천9백억원과 8조억원 정도에 그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편 반도체를 제외한 전자부품의 경우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9 늘어난 37억5천만달러 규모로 집계돼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작년 상반기의 수출증가율인 19.2%와 비교할 때는 저조한 실적으로 올들어 성장세가 다소 추춤한 것은 액정표시장치(LCD)와 자기헤드 등 정보통신관련 부품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브라운관과 자기 테이프 등 주력 품목의 수출가격이 하락한데다 콘덴서 등 소형부품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수와 생산은 각각 11.1%와 11.3%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품목별 편차가 크게 나타나 인쇄회로기판(PCB)과 원판, 소형모터 등 정보통신관련 부품은 호조를 보인 반면 세트업체의 해외생산 확대 등으로 인해 튜너 등 가전제품용 전자부품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올상반기 국내 전자산업은 최근들어 우리나라 산업의 주력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는 정보통신를 포함한 산업전자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두드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가전산업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함에따라 전체적으로는 수출 2.0% 감소, 내수 7.7% 성장이라는 성적에 그쳤으며 올 하반기에도 획기적 변화 요인이 없는 국내 전자산업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반기 전망>
올 하반기 전자수출은 반도체 경기의 회복과 LCD, CD롬 드라이브, 휴대전화 등 기술집약형 품목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작년동기대비 21.6% 증가한 2백39억4천6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내수시장은 경기침체의 여파가 계속돼 작년동기대비 9.5%의 저성장에 그친 5천7백7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경쟁력이 취약한 일부 가전제품의 경우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 국내 업계의생존기반 자체가 위협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수출 21.6% 고성장, 내수 7.7% 저성장>
올 하반기 국내 전자산업의 수출이 21.6%의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원화절하 및 엔고현상이 지속되고 반도체 D램 가격이 안정추세를 보이는 한편 업계의 수출시장 다변화 정책에 따라 신규시장이 개척되고 24배속 CD롬 드라이브 등 신제품의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수요는 불황극복을 위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판촉활동과 정보통신기기의 수요증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소비위축과 투자저하 등으로 상반기 7.7%의 저성장에 이어 하반기에도 9.5%의 저성장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전자제품 수입은 하반기에도 14%이상 증가해 국내업체들의 시장확대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산업별 전망>
주요 산업별로는 가전산업의 경우 수출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신규시장 개척과 엔고현상 등으로 6.7%의 증가율을 나타내는 반면 내수는 아직까지 보급률이 낮은 에어콘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수요가 줄어 전체적으로 5.1%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전자 분야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출과 내수가 각각 23.9%와 22.5%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무선통신기기와 컴퓨터 주변기기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한편 PCS 등 신규통신서비스의 시작과 모니터 대형화 등의 추세로 내수시장 역시 큰 폭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하반기부터 세계 반도체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한, 일 양국 D램 생산업체들의 공급조정정책이 가시화되면서 수출이 27.6%의 성장세로 돌아서 하반기 수출액은 9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내수침체는 하반기에도 이어져 0.9%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전자부품은 세계정보통신 시장의 확대로 LCD 등 관련부품의 수요 증가로 수출은 21.8% 신장되고 내수 역시 정보통신 관련부품의 수요증대로 15.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볼때 올한해 국내 전자산업은 하반기의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 4백50억달러, 내수 11조4천8백억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9.3%와 8.6%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경제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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