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우수게임 수상작으로 선정된 3D어드벤처게임 「모비드」를 개발한 진영테크놀로지는 지난 92년에 설립된 그래픽전문업체다. 미국 소프트이미지사의 대리점인 이 회사가 게임시장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진영테크놀로지의 박휘진 사장은 『그래픽장비를 판매하면서 확보한 관련 기술노하우를 이용해,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진영테크놀로지가 게임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95년 슈팅게임 「Age of Dragon」,「Hard Mission」 등 2종을 개발하면서부터다. 이들 게임의 상품화를 여태껏 미뤄놓고 있는 이 회사는 세번째 작품 「모비드」로 이달의 우수게임을 수상하게 됐다.
박 사장은 『국내기술진으로 3D게임을 만들려고 한 점을 높이 평가해준 것 같아 무척 감사하다』면서 『국내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3D게임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 의욕 때문에 제작한 이 게임은 개발기간만 2년가량 걸린 작품. 당초 1년 이내에 게임개발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완벽을 도모하다 보니 개발과정에서잦은 수정을 하게 되어 당초 예정보다 기간이 두배로 늘어났다. 박 사장은 『기획과 프래그래머 수준이 완벽했으면 당초 계획대로 이루어졌을 텐데 기술수준을 생각지 않고 너무 처음부터 완벽한 작품을 만들려고 하다보니 늦어졌다』면서 『이것이 국내 게임업체의 현실적인 고민이다』고 지적한다.
그는 『국내 게임기획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체험하지 못한 채, 기획에 나서다 보니 완벽한 제품기획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스토리만 있는 기획에서 벗어나, 기획자체로 게임개발을 완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국내기술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전문적인 기획인력을 양성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박 사장은 들려준다.
우리나이로 올해 50세인 박휘진 사장은 10대와 20대가 대부분인 게임업계에선 아주 특이한 존재다. 그는 게임개발자와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자들에게 게임개발에 대한 모든 것을 맡겨 놓고 있다. 『개발자에게 권리와 함께 책임도 주고, 일체 작품활동에 대해선 간섭하지 않고 있다』면서 『나이가 많은 점은 오히려 대외적으로 회사경영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박 사장은 앞으로 게임전문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에서 뒤떨어진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공동게임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지난 19일에서 21일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E3쇼」에서 게임공동개발 문제로 미국, 영국 등의 신규 중소게임업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면서 『조만간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박 사장은 국내 대기업들의 사업형태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들이 단순히 외국게임을 들여와 판매하는 형태에서 탈피, 중소업체와 외국업체간의 게임공동개발을 주선하는 다리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야만 국내게임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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